“기프트카드 40만원어치 주세요”… 딸 사칭 피싱 막은 편의점 직원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5월 18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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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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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 중이던 20대 여성이 ‘기프트 카드’를 악용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법을 간파해 손님의 피해를 막았다.

1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김모 씨가 근무 중이던 편의점으로 중년의 여성 손님이 들어왔다.

손님은 편의점 안에서 물건을 고르지 않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지 못한 채 계산대 앞을 서성였다. 이윽고 손님은 김 씨에게 “(편의점에) 기프트 카드라는 게 있다던데, 40만 원 정도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손님에게 “어디에 쓰실 것이냐”고 되물었고, 손님은 “딸이랑 (기프트 카드를 이용해) 게임을 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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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가 이상함을 느끼던 찰나, 손님은 휴대전화의 배터리가 떨어졌다며 김 씨에게 충전을 부탁했다. 그때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고, 김 씨는 문자 내용을 보게 됐다.

휴대전화에는 “엄마, 친구가 휴대전화를 가져가서 번호가 바뀌었어”, “여기로 문자줘. 답답해 미치겠어”, “엄마? 아직도 (기프트 카드) 못 샀어? 샀어, 못 샀어? 기다리고 있어”, “지금 포장 상태일 거야. 뜯으면 카드가 나와. 카드 뒷면 상단에 회색 라벨이 있어. 살살 긁으면 영문 숫자 16자리가 나와. 그 부분이 잘 보이게 사진을 찍어 보내줘” 등의 문자 내용이 담겨있었다.

지인을 사칭해 상품권의 핀번호를 요구하는 전형적인 금융사기 수법이었다.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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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휴대전화에) 전화금융사기 사례랑 똑같은 문자가 있어서 (손님에게) ‘따님이 아닌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잘못된 거면 그냥 가겠다’고 하셔서 가시기 전에 경찰에 먼저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어 “제가 ‘휴대폰 충전을 조금만 더 하시라’고 하고, 자리를 뜨려는 손님을 모셔둔 사이 경찰이 도착해 해결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마지막으로 편의점 관계자들에게 “기프트 카드를 편의점으로 많이 사러 오지 않느냐”며 “편의점 근무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봐주시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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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김 씨를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감사장을 전달했다. 피싱 지킴이는 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이다. 경찰은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의 피싱 지킴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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