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피해자 행동에 불만”…경찰, ‘엽기살인’ 사이코패스 검사

  • 뉴스1
  • 입력 2022년 1월 7일 07시 59분


직원을 막대기로 살해한 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2.1.7/뉴스1 © News1
직원을 막대기로 살해한 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2022.1.7/뉴스1 © News1
막대기로 직원의 특정부위를 찔러 살해한 스포츠센터 대표가 음주 이후 피해자의 행동에 불만을 느껴 10여분간 일방적으로 폭행한 뒤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7일 살인혐의를 받는 스포츠센터 대표 A씨(41)를 검찰에 구속송치했다.

A씨는 지난 12월31일 자신이 운영하던 서대문구 어린이 스포츠센터 사무실에서 직원 B씨를 상대로 10여분간의 일방적인 폭행 뒤 B씨의 항문을 막대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에 따르면 A씨는 약 70㎝ 길이의 막대기로 직원 B씨를 찔러 심장과 간 등 주요 장기가 파열되게 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 도구는 지름 3㎝, 길이 70㎝의 어린이 플라스틱 허들용 교육 도구로 확인됐다.

사건 당시 A씨는 B씨와 640㎖ 소주 6병 정도를 마셨는데, 음주 이후 B씨의 행동에 불만을 느끼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주량보다 훨씬 더 많이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본인 조사에서 음주 이후 피해자 행동에 불만을 느낀 게 쌓였고, 그로 인해 폭행한 뒤 살인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진술했으며 폐쇄회로(CC)TV에도 그런 정황이 보였다”라며 “다만 (A씨가) 그 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더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A씨가 B씨를 누르고, 목을 조르는 등 10여분간 폭행이 이어지면서 탈진 상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범행은 우발적인 것으로도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적인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관계인 진술 등으로 볼 때 둘의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고, 포렌식 했을 때에도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했다.

범행 수법이 엽기적이었다는 점에 있어서도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왜 (범행을) 그런 걸 했는지 이상성애 등도 물어봤는데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포렌식 등을 볼 때도 특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경찰은 A씨에게 살인 고의성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 것과 이 사람이 한 행위는 별개”라며 “긴 봉이 몸에 들어가면 사람이 죽는다는 건 상식 아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당연히 살해가 인정되는 것”이라며 “기억만 못하는 거지 이 사람이 한 행위는 명백한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면담은 진행했고 현재 면담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경찰은 A씨의 신상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시 A씨의 허위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다가 센터 바닥에 누워있는 B씨를 보고 자는 것으로 판단해 철수하면서 ‘부실대응’ 논란에도 휩싸였다. 경찰은 당시 B씨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에 손을 얹어본 뒤 하의가 벗겨진 채 누워있는 B씨에게 옷을 덮어주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침을 따랐다는 입장이지만 B씨 유족은 경찰의 초동 대응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B씨 누나는 지난 4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찾은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경찰이) 술 취한 사람이 횡설수설하면서 신고했다고 하는데 그걸 믿고 간 게 안 믿긴다”라며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살펴보거나 구급차라도 불렀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6명과 면담하는 등 대응이 적절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은 현장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정식으로 진상을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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