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연말 유동인구, 작년보다 12.4% 증가…“거리두기 둔감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7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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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에 설치된 대형 트리 일대에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에 설치된 대형 트리 일대에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부가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지만 12월 서울의 유동인구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두자릿수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영업시간 제한 등 유사한 조치가 있었다.

27일 서울생활인구 일최대이동인구수 자료에 따르면 강화된 방역조치가 시행된 첫 주말인 이달 18, 19일 서울시 하루 평균 최대 이동 인구수는 453만 6873명이었다.

지난해 12월 23일 방역 조치를 강화한 뒤 첫 주말인 26, 27일(403만 5351명)과 비교하면 12.4% 늘어난 셈이다. 5인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있기 전인 지난해 12월 셋째주 주말(19, 20일)에는 413만2593명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유동 인구가 9.7% 많았다.

25, 26일 주말을 맞아 서울 주요 백화점과 술집, 교회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몰렸다.

25일 롯데백화점 미아점 식당가에는 3, 4명 가족단위로 찾아온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점원은 “예약하지 않으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했다. 손님 권모 씨(37)는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 크리스마스에 지쳐 백화점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하고 나왔다. 어린 아이가 있어 한파 때문에 교외 대신 백화점을 찾았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 장난감 매장 직원 A 씨는 “크리스마스로 장난감을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많았다. 평소보다 매출이 30~40% 이상 올랐다”고 했다. 액세사리 판매 직원 B 씨도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보다 방문객과 매출이 2배 정도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은 미사를 드리러 온 성도들로 붐볐다. 지난해 성탄절 기간에 참석가능 인원이 20명이라 한산했던 명동대성당은 현재 백신접종여부와 관계없이 299명이 참석 가능해, 지난해에 비해 미사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강남, 홍대 등 술집과 클럽이 모여 있는 거리에도 청년들이 몰리면서 가게 문을 연 직후 줄이 20명 정도 몰리며 30분의 대기가 생기고, 오후 9시엔 클럽과 인근 술집에서 쏟아져 나온 손님들 수백명으로 거리가 붐비기도 했다. 홍대거리에서 2년째 근무하는 옷가게 직원 정모 씨(24)는 “지난해 연말에 비해 체감상 손님이 2배는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학습효과’로 방역조치에 둔감해진 시민들이 일상 생활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주점 업주들도 “시민들이 거리두기 지침에 둔감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남구의 술집 사장 오모 씨(42)는 “아직 매출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지난해 연말에 비하면 30~40%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존 다른 거리두기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역조치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시행과 연장이 반복될수록 국민들의 수용성과 참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초반부터 강력한 조치를 통해 초반 확진자수를 확 떨어뜨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8일부터 시작된 고강도 방역 강화 조치를 연장할지 여부를 이번 주 안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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