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서 “한국인이냐 묻더니 집단 폭행”…양산 여중생 폭행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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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7일 10시 21분


사진=MBC 보도화면 캡처
사진=MBC 보도화면 캡처
몽골에서 한국 교민들이 현지인들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교민들은 지난 7월 경남 양산에서 벌어진 몽골인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의 보복 범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외곽의 한 호텔에서 일하는 한국인 A 씨는 지난 6일 새벽 몽골인 5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A 씨를 쫓아가 미리 준비해둔 차량으로 그를 데려갔다. 당황한 A 씨는 휴대전화를 켜 연락을 시도했지만, 몽골인들은 그를 차 뒷좌석에 밀어 넣고 무차별로 폭행했다.

폭행 소리를 듣고 호텔에 있던 한국 교민 3명이 뛰쳐나와 A 씨를 도우려 했지만, 몽골인들은 이들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 한국 교민들은 눈 쪽과 귀 쪽을 맞았으며, 코뼈가 부러져 수술까지 받았다.

피해 교민들은 당시 출동한 현지 경찰의 대응이 석연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 교민은 MBC에 “가해 몽골인 중 한 명이 경찰복 차림에 경찰 신분증까지 내밀었고, 출동한 현지 경찰 대응도 이상했다”며 “(경찰이) 가해자 몽골 다섯 명은 (강제연행하지 않고) 그냥 스스로 오라고 얘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해 교민들은 이달 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몽골인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의 영향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3일 몽골 국영방송 등 현지 매체가 한국 여중생 4명이 몽골인 여중생 한 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을 상세히 보도하고 난 뒤, 한국인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는 것. 몽골인들은 보도 직후 한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 교민 B 씨는 “‘한국 사람이냐’고 묻길래 ‘맞다, 왜 그러냐’고 하니까 계속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이 막 보도됐던 이달 초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곧 사그러들었다” “교민 폭행 사건에 대해 현지 경찰에게 공정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경남 양산시의 한 가정집에서 한국인 여중생 4명이 몽골 국적의 C 양(13)을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은 C 양의 손과 다리를 묶고 수차례 뺨을 때렸다. C 양의 국적을 비하하는 글을 이마에 쓰기도 했다. 또 폭행 과정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주변 학생들에게 유포해 논란이 일었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건 가해자인 여중생 4명에 대해 강력처벌 및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7일 현재 약 21만 명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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