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m 높이서 와르르’ 제주 지진에 무너진 수월봉 화산쇄설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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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6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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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 화산쇄설층 일부가 지난 14일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무너져 있다. 2021.12.16/뉴스1 © News1
1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 화산쇄설층 일부가 지난 14일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무너져 있다. 2021.12.16/뉴스1 © News1
제주를 흔든 규모 4.9의 지진이 ‘지질학의 교과서’라 불리는 수월봉 해안절벽을 무너뜨렸다.

16일 오전 찾은 제주 수월봉 검은모래해변 한복판에는 봉긋한 돌무더기가 쌓여있었다. 손으로 찢은 듯 갈라져 크기도 제각각인 바위들은 20m 높이의 절벽에서 추락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무너져내린 화산쇄설층 면적은 약 24㎥(가로 3m·세로 8m·깊이 1m)다.

30m 거리에는 지난해 9월 제주에 연이어 몰아친 태풍의 영향으로 무너진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수월봉 지질트레일 A코스인 검은모래해변은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명소로,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강영환 고산리 한장동 마을회장은 “수월봉 검은모래해변은 탐방객은 물론이고 해녀, 낚시객 방문도 잦은 곳”이라며 “과거부터 최근까지 절벽이 무너져내리는 일이 종종 있어 붕괴 방지를 위한 행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 화산쇄설층 일부가 지난 14일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무너져 있다. 2021.12.16/뉴스1 © News1
16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수월봉 일대 화산쇄설층 일부가 지난 14일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무너져 있다. 2021.12.16/뉴스1 © News1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14일 오후 5시19분쯤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지진과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발생한 여진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고형종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자연문화재과장은 “이번 현상을 처음 목격한 주민 등에 따르면 지진 발생 전날만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또 붕괴된 사면과 잔해의 마름 정도 등에 비춰 봐도 지진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앞으로도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오후 중 탐방로를 통제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현상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현상인 만큼 문화재청의 권고에 따라 인위적인 복구작업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수월봉은 약 1만8000년 전 뜨거운 마그마가 물을 만나면서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잘게 부서진 화산재가 주변에 떨어지면서 만들어진 고리 모양의 화산체 일부다.

현재 높이 77m의 작은 언덕형태 오름이지만 해안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재 지층 속에 남겨진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로 인해 화산학 연구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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