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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국내 최대 수상태양광 발전… 주민과 손잡으니 “이렇게 좋을 水가”

입력 2021-11-30 03:00업데이트 2021-11-3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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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댐서 41MW 규모 발전 가동
주민 1400여명이 직접 투자 참여… 향후 20년간 발전 이익금 공유
수면에 태양광 모듈 띄우는 방식… 산림 훼손 않고 수질 악영향 없어
합천군민 사용 전력 100% 충당… 태양광 패널 핵심부품 국산화
경남 합천군 합천댐에 조성된 수상태양광. 합천의 상징인 매화 모양으로 만들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뤘다. 이곳 수상태양광은 주민들이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주민 참여형 모델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적용된 핵심 기술은 모두 국산화한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경남 합천군 합천댐에서 국내 최대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이 시작됐다. 지역 주민들이 개발에 참여해 매년 수익을 공유한다. 이렇게 운영되는 수상태양광 발전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정부는 합천댐 사례를 발전시켜 수상태양광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합천댐 수상태양광의 발전용량은 41MW(메가와트). 연간 5만6388MWh(메가와트시)의 전기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이는 연간 최대 6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합천군민 4만3000여 명이 가정에서 쓰는 전력량(5만868MWh)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다. 석탄 화력발전에서 연간 발생하는 미세먼지 30t과 온실가스 2만6000t을 저감하는 효과도 있다.

합천댐에서 기존 수력 발전으로 생산하던 전력(23만2430MWh)과 합천군에 설치된 기존 태양광 발전 전력(12만6269MWh)을 합치면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41만5087MWh에 달한다. 합천군의 연간 전력 사용량(39만2298MWh)을 뛰어넘는다. 내년에는 합천군 전체 전력사용량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상태양광, 자연 훼손 없이 전기 생산

물이 흐르는 힘을 이용하는 수력 발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댐 주변 습지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도 했다. 이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수면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댐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생산기지로 발돋움하는 셈이다.

수상태양광은 태양광 모듈을 부유체에 얹어 수면에 띄우는 방식이다. 태양광 모듈과 부유체, 부유체가 흘러가지 않고 일정한 장소에 떠서 정남향을 유지하게 하는 계류장치, 그리고 생산된 전기를 보내는 전기설비로 구성된다. 구조가 비교적 간단해 별도의 토목 공사를 하거나 산림을 훼손하지 않아도 설치가 가능하다. 또 태양광 모듈은 일정 온도보다 높을수록 발전효율이 떨어지는데, 물은 상대적으로 공기보다 온도가 낮아 자연적으로 냉각 효과가 발생해 발전 효율도 높다.

2011년 합천댐에서 수상태양광 실증 실험을 시작한 이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2019년까지 4차례에 걸쳐 수질과 퇴적물, 동·식물 생태계 분야를 모니터링했지만 지금까지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경부는 수상태양광 기자재에 대해 “먹는 물 수질기준 보다 10배 이상 강한 ‘수도용 자재 위생안전기준’에 적합한 제품만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민 상생-관광 명소 모델

합천 수상태양광은 주민이 투자에 참여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전국 각지에 분산돼 만들어지는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은 지역 주민과의 협업이 관건인데, 발전 수익을 공유해 주민 참여형 사업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합천댐 주변 20여 개 마을 주민 1400여 명은 마을공동체를 통해 총사업비(767억 원)의 약 4% 수준인 31억 원을 투자했다. 향후 20년간 발전이익금으로 투자 금액의 10%(세전)가량을 매년 돌려받을 수 있다. 설치 작업 등에 주민 고용 효과도 발생했다. 24일 수상태양광 시설을 살피러 합천댐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도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계획 수립 단계부터 지역 주민이 함께하고, 발전 이익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천댐은 국산 기술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이번에 설치한 수상태양광은 태양광 패널의 핵심 부품인 셀과 모듈을 모두 국산화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0월 합천댐에서 생산하는 수력발전 핵심 부품을 국산 기술로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국내 기술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하면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은 합천의 상징인 매화 모양으로 만들었다. 멀리서 보면 합천댐 위에 매화꽃들이 떠 있는 형태다. 정부는 매화를 형상화한 수상태양광이 향후 합천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지역 축제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현재 합천댐을 포함해 충주댐과 군위댐, 소양강댐, 임하댐 등 5곳에서 8개의 수상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147MW 규모다. 향후에는 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합천댐 사업을 모델로 댐 수면을 활용한 수상태양광 잠재량을 예측했는데, 그 양이 9.4GW(기가와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발전소 약 9기의 설비용량과 같은 양이다. 정부는 “합천댐의 모범 사례를 개발 예정인 다른 댐의 수상태양광 사업에도 적용해 탄소중립 이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녹조-전자파 모니터링 해보니 영향 미미”
수상태양광 발전 궁금증 Q&A

댐 수면의 10% 정도만 덮어
녹조 발생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
태풍에도 문제 없을 만큼 안정적


수상태양광은 패널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지상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경우 나무를 베어내는 등 오히려 환경 훼손 우려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상태양광의 친환경성을 둘러싼 오해로 사업에 속도가 붙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궁금증들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면 녹조가 많이 생기지 않나.

“그렇지 않다. 일각에서는 2018년 영국왕립학회보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두고 수상태양광이 녹조를 발생시킨다고 우려한다. 실험용 연못 수면에 불투명한 가리개를 설치하자 녹조를 일으키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증가했다는 게 해당 연구결과의 골자다. 수중에 들어오는 햇빛이 줄면서 생태계가 교란된 것이다. 하지만 이 실험이 진행된 연못은 수심이 1.5m에 불과하고, 가리개가 차지하는 면적도 수면의 절반 이상이라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게 한국수자원공사의 설명이다. 이와 달리 수상태양광은 수심 20m 이상 댐 저수지에 설치된 데다 수면의 10% 내외만 덮는다. 실제로 수상태양광이 설치된 댐을 모니터링한 결과 녹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Q 새들이 수상태양광 위에 배설을 하면 효율이 떨어지지 않나.

“새 배설물로 인한 영향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오랜 기간 모니터링한 결과 배설물로 효율이 저하되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새가 패널 위에 앉아 있거나 배설물이 계속 쌓일 경우 장기적으로 운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자원공사는 정기 점검을 실시해 패널 세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수상태양광에 새들이 부딪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듈 상단에 새들이 앉을 수 없는 가느다란 로프를 설치했다. 로프 역시 느슨하게 묶어 새들의 피해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Q 전자파가 나와서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한국에너지공단과 국립전파연구원 등에 따르면 태양광 설비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수준 이하로 측정됐다.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도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보다 훨씬 적은 양의 전자파만 나오는 것이다.”

Q 태풍이 오면 태양광 패널이 파손되지는 않나.

“수자원공사는 수상태양광이 풍속, 파랑 등을 고려해 자연 재해에 안전하도록 설치됐다고 설명한다. 태양광 설비를 수상에 떠 있도록 해주는 부유체(태양광 모듈과 패널을 수면에 띄우는 기구)는 순간 풍속 최대 초속 52.5m를 적용해 안전을 확보하도록 설치했다. 실제 과거 한반도에 큰 영향을 준 볼라벤, 산바, 차바, 링링 등의 태풍이 왔을 때도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의 설비 피해는 없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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