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어 까다로워 1교시부터 긴장”
위수민 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학력격차 문제가 제기됐지만, 두 차례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 분석 결과 재학생과 졸업생 간 특성이나 성취수준별 학력 양극화 현상에서 어떤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이전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말했다.국어 영역의 경우 평이하다는 설명까지 나왔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1교시를 마치고 나와 엉엉 우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수능을 치른 김민 양(18)은 “국어가 너무 어려워서 첫 교시부터 긴장했다”고 말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기술 지문이 쉽다고 생각했는데 수험생 몇 명을 대상으로 분석해보다 정답률이 가장 낮게 나왔다”며 “코로나19로 학력 결손이 커진 영향”이라고 했다.
인문계열 지원자는 확실히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수학 영역은 문과와 이과 수험생의 점수가 따로 산출됐지만 올해는 아니다. 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 응시생 집단의 공통과목의 평균점수를 활용해서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하기 때문에 이과 수험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확률과 통계는 인문 계열뿐 아니라 수학을 포기한 예체능 계열이 주로 응시해서 전체적으로 기하나 미적분 선택 그룹보다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수학, 영어도 어려웠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지난해는 만점자 비율이 12.7%로 쉽게 출제됐다. 올해 영어 영역은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소재와 주제가 유사한 것으로 바꿔 출제하는 간접연계 방식으로 바뀌면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아졌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영어 영역 만점자 비율이 5%(4.9%)였던 9월 수능 모의평가보다는 만점자가 많이 나오겠지만 지난해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입시에서는 최상위권 수험생에게는 수학, 상위권은 국어와 수학, 중하위권은 영어가 변별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른 첫 수능과 비교해 올해는 시험장 안팎에서 방역 수칙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모습이었다. 지난해처럼 교육당국이 응원전 자제를 권고해 후배나 교사들이 따로 나오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자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응원했다. 교문 앞에서 수험생 자녀만 내려주고 떠나는 경우도 많았다.
함께 공부한 친구 4명과 함께 시험장에 들어선 전다은 양(18)은 “(사회적 거리두기로)스터디카페와 독서실이 밤 10시까지밖에 열지 않아 공부를 충분히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재수생 김모 씨(19)는 “백신을 맞아서 그런지 지난해보다 덜 불안하다”고 말했다.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은 22일 오후 6시까지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정답 확정 발표는 29일 오후 5시, 수능 성적 통지는 다음 달 10일이다.
세종=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