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많이 준비했는데…” 자영업자의 눈물 [청계천 옆 사진관]

김재명 기자 입력 2021-08-29 20:07수정 2021-08-29 20:1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9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자영업자들이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 를 진행했다. 한 자영업자가 보여준 ‘살고싶습니다’ 문구.

“진짜 많이 준비했었어요. 어쩌면 코로나19가 진행 중일 때 가게를 시작한 제 잘못 이죠”

지난해 신림동에서 포장마차 가게를 시작한 40대 후반 소상공인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책하듯 말했다.

가게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아이 학원 끊으면 안 될까?”라고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볼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9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자영업자들이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 를 진행했다. 자영업자들이 공원주변 걷기를 시작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는 10여 명의 소상공인들이 ‘모이자 소상공인 수도권 걷기운동’ 주최로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 가 예정됐지만 방역법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주요기사
“영업시간을 9시에서 10시로 늘렸다가 다시 12시까지 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설레였어요. 하지만 9시로 다시 줄인다는 것은 줬던 것을 뺐는 거잖아요. 얼마나 힘든지 모르겠어요”

오늘 모인 이들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우리의 첫걸음은 설렘. 두 걸음은 행복… 세 걸음은 아픔… 네 걸음은 절망… 마지막 걸음은 희망이길 바랍니다.’ 라는 문구를 정해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29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자영업자들이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 를 진행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의 거리두기 간격을 70m 요구하면서 이들의 걷기는 무산됐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앞으로 더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어요. 날이 추워지는데 주변 가게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코로나19로 ‘착한 임대인’ 캠페인을 할 때 임대료 할인을 받았냐란 질문에 “건물주에게 임대료 할인은 못 받았어요.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대출 받아서 건물 사고, 월세 받아서 생활하신다고 하는데 차마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구요” 라고 말했다.

29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에서 검은 옷과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자영업자들이 소상공인의 어려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 를 진행했다. 하지만 경찰이 자영업자 걷기에 대해 개인간 거리두기 간격을 70m 요구하면서 무산됐다. 자영업자들이 되돌아가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이렇게 모인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들보다는 주변에서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때문에 가게가 힘들구나 라는 이야기 말 이죠” 라고 하면서 그는 다른 소상공인들 속으로 들어갔다.

이 자영업자는 두 딸아이, 그리고 부인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아직은 어두운 터널 속이지만 자영업자들 모두에게 ‘희망’이 생겨나길 바래본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