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육인데 등원률 100%인 곳도…전업맘도 보낸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7-14 11:03수정 2021-07-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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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어린이집이 의무적 휴원에 들어간 가운데, 가정 내 돌봄이 불가한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한 긴급보육을 전업맘까지 이용하는 것을 두고 갈등이 벌어졌다.

정부는 앞서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휴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가정 내 돌봄이 가능한 경우에는 등원을 제한하고, 긴급보육도 꼭 필요한 일자와 시간 등에만 운영 가능하다.

“우리 아이만 가정보육…긴급보육 의미 모르겠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같은 긴급보육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미가 있긴 있는 거냐”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화성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여성은 12일 “원에서 3명 빼고 다 긴급보육을 신청했다더라. ‘긴급보육’ 말 뜻을 모르는 것이냐”고 한탄했다.

이어 “나도 육아가 힘든데, 내가 그들을 위해 빠지는 것인가 싶다”고 토로했다. 가정보육이 가능한 전업주부까지 긴급보육을 이용하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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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이도 “유치원 운영하는 지인 말로는 등원률 100%라더라. 교사들 코로나 검사할 시간도 빠듯할 정도”라며 “아이 맡기러 오면서 강아지도 데리고 와서 산책시키고 들어가는 게 긴급보육인가 싶다”고 했다.

실제로 용인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긴급보육을 알렸는데도 첫날부터 등원률이 90% 이상이다. 1~2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이가 등원한 상태”라며 “긴급보육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전해왔다.

긴급보육 이용시에는 사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용 사유와 이용 요일 등으 체크하면 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한 어린이집 교사는 “긴급보육에 이유는 없다. 엄마가 아이를 보기 힘들면 긴급 보육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업맘의 항변 “각자 상황 있는 것…우리도 힘들다”
맘카페에 전업맘의 긴급보육 사용과 관련해 게재된 글들.

4단계 격상을 알린 뒤부터 각 지역의 맘카페에는 “긴급보육 보내실 건가요”라는 물음이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외동에 전업맘이라 사유서 써낼 이유도 마땅하지 않은데 몸도 아프고 멘탈도 털린다” “데리고 있으면 심란하고 보내자니 걱정된다” “안 보내야 하는데 아이 2명과 전쟁할 생각하면 힘들다” 등의 토로가 이어졌다.

다만 ‘전업맘’이 긴급보육을 이용한다는 이유로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자 분당의 한 맘카페에는 지난 11일 전업맘이라고 밝힌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맞벌이 자녀들을 위해 전업은 좀 데리고 있어야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을 봤다”며 “그러려니 넘기면 그만인데 1년이 넘고 2년이 다 돼가니 지친다”고 했다.

이어 “얘기 들어보면 다들 나름의 사정이 있다. 전업이라고 집에서 놀고만 있고 카페 가서 수다만 떨고 살지 않는다. 그저 서로 배려하고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업맘들은 댓글을 통해 “나라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전업맘에게 탓을 돌리고 책임을 요구한다” “길에도, 상점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왜 엄마들에게만 야박한 시선을 보내냐” “전업맘이 커피 마시는 것과 워킹맘이 커피 마시는 걸 다른 시각으로 쳐다보는 게 이상하다” 등 공감했다.

전문가 “긴급보육, 무조건 안돼 아닌 옵션둬야”
아동복지 전문가인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도미향 교수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문제에 대해 “집에서 24시간 가정보육이 힘든 것은 이해하지만 배려가 필요한 문제”라며 이용제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도 교수는 “긴급보육을 정말 필요한 아이들만 이용하고 가정보육이 가능하다면 자제하는 편이 좋겠다”면서도 “무조건적인 ‘안돼’가 아닌 다자녀를 돌보는 집의 그 위 형제는 가능하거나 몸이 안 좋은 엄마 등 ‘옵션을 두는 것으로 바뀌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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