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女중사 사망까지 3개월간 무슨 일 있었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2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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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일 사건 발생 후 피해·가해자 조사
군검찰 조사 앞두고 피해자 극단 선택

성추행 피해를 입은 공군 이모 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지난 3개월간 그간 이 중사와 가해자, 공군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담은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공군이 2일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실에 보고한 ‘15비 여군 사망 사건 관련 보고’에 따르면 3월2일 가해자 장모 중사가 회식 후 차량 뒷자리에서 이 중사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

다음날인 3일 성폭력 사건 신고가 이뤄졌고 4일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졌다고 공군은 밝혔다. 이 중사는 3월4일부터 5월2일까지 청원휴가를 냈다.

5일 이 중사에 대한 공군 군사경찰 차원의 피해자 조사가 이뤄졌다. 이 중사는 성고충 전문상담관이 동석한 가운데 사건 당일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공군 군사경찰은 17일 장 중사를 조사하고 그를 경남 김해에 있는 제5공중기동비행단으로 파견했다. 조사 당시 장 중사는 일부 혐의를 부분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군사경찰은 4월7일 장 중사를 강제추행 혐의 기소 의견으로 군검찰에 송치했다.

4월15일 이 중사가 상담관에게 자살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상담관은 이 중사가 외부 상담을 원한다며 서산시 성폭력상담소로 연계해주고 병원 진료를 안내했다.

이 중사는 4월19일부터 30일까지 서산시 성폭력상담소에서 6회 상담을 받고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제20전투비행단 군검찰은 4월20일 상담관과 면담했다. 군검찰은 이 중사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며 상태가 호전된 뒤 조사하기로 했다.

이 중사는 4월27일 국선변호사와 통화하고 군검찰 조사 날짜를 5월21일로 정했다.

4월30일 서산시 성폭력상담소는 이 중사와의 대면 상담을 종료했다. 상담소는 이 중사에게 자살 징후가 없고 상태가 호전돼 상담 종결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5월3일 이 중사는 청원 휴가를 마치고 2주간 자가격리를 시작했다. 공군은 5월14일 이 중사 요청에 따라 성남 15전투비행단으로 인사이동 명령을 내렸다.

5월17일 이 중사는 국선변호사와 통화해 군 검찰 조사 일정을 5월21일에서 6월4일로 늦췄다.

5월18일 이 중사는 서산 20전투비행단에서 성남 15전투비행단으로 소속을 옮겼다.

5월21일 이 중사는 성남에서 혼인신고 후 반가를 내고 20전투비행단이 있는 서산으로 이동했다.

5월22일 오전 8시께 20전투비행단 영내 관사(남편 거주)에서 이 중사가 사망한 채 남편 김모 중사에게 발견됐다. 남편 김 중사는 21일 야간 근무 후 22일 오전 퇴근하는 길에 이 중사를 발견했다.

5월22일과 23일 현장 감식과 사망자 검시가 이뤄졌다.

5월24일 이 중사와 함께 근무한 부대 부서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5월25일에는 사망자 부검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이뤄졌다.

20전투비행단 군검찰은 5월31일 장 중사를 다시 조사했다. 군검찰은 당초 6월4일 이 중사를 먼저 조사한 뒤 장 중사를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이 중사가 사망함에 따라 조사 일정이 앞당겨졌다.

수사를 이관 받은 국방부 검찰단은 6월2일 장 중사 신병을 확보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장 중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다.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장 중사 구속 여부가 정해진다.

이채익 의원은 “이 중사의 자살이 이뤄진 뒤 5월31일 20비 군검찰의 가해자 조사 시 가해자 장 중사로부터 휴대폰이 임의 제출됐다”며 “사건 초기 군사경찰이 수사할 당시에 가해자에 대한 구속 또는 휴대폰 압수수색 등이 이뤄졌다면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은 사전에 방지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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