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3명 중 1명 “코로나로 학생 사회성 결여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1년 5월 11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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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스승의날 기념 전국 교원 7991명 대상 인식조사
응답자 27%는 '교육격차 심화'·22%는 '학력저하' 꼽아
교육 당국 코로나19 대응 두고는 43.2%가 부정적 평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인식조사에서 전국 교원 3명 중 1명 이상은 코로나19로 교우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학생들의 사회성 저하를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절반 가까이는 취약계층의 학습 결손 또는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교총은 지난 4월26일부터 5월5일까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대학 교원 79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이처럼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우리 공교육이 봉착해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808명(35.1%)이 ‘학생간 교우관계 형성 및 사회성·공동체 인식 저하’를 꼽았다.

같은 질문에서 ‘취약계층의 학습 결손 및 교육격차 심화’는 2216명(27.7%), ‘학력 저하 및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가 1722명(21.6%)으로 나타나 뒤를 이었다. 둘을 합하면 전체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3938명(49.3%)으로 집계됐다.

이외에 ‘사교육 확대 및 돌봄 부담 증가’ 670명(8.4%), ‘학생 진학·진로교육 및 생활지도 한계’ 446명(5.6%) 등이었다.

코로나19로 교원들이 가장 큰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항은 ‘원격수업 시행 및 학습격차 해소 노력’을 가장 많이 꼽았다. 3개까지 복수 응답이 가능한 설문에서 4362명이 이를 택했다.

그 다음으로 ‘감염병 예방 및 교내 방역 업무 가중’을 3949명이, ‘학사일정 및 교육과정 운영’을 2959명이 택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교사는 응답자 5명 중 4명을 넘었다. 해당 문항에서 ‘매우 자주 느낀다’를 3859명, ‘가끔 느낀다’를 2998명이 택해 총 6857명으로 전체 85.8%에 달했다.

정부와 교육 당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추진한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방역 지원 등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응답이 다소 높았다.

해당 설문 문항에서 ‘대응이 다소 부족했다(1837명)’ 또는 ‘많이 부족했다(1620명)’는 부정적 응답은 전체 43.2%(3457명)였다. 긍정적인 ‘매우 잘 대응했다’(314명), ‘비교적 잘 대응했다’(2240명)는 답변은 32%(2554명)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교육이 경쟁력을 갖추고 본연의 역할을 하기 위해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이 46.1%(3687명)로 절반에 육박했다. ‘대입제도 개편 등 대학진학 위주 교육제도 개편’이 21.1%(168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국가 차원의 학력 진단·지원체계 구축과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등 근본대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정규교원 확충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고 교원 행정업무를 줄여 교육에 전념하도록 국가적 책무부터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에서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원들의 교직 생활을 물은 문항에서는 교권 추락과 사기 저하 양상이 여전하다고 교총은 밝혔다.

‘교원들의 사기는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됐나’에 대해 전체 78%(6239명)가 ‘떨어졌다’고 답했다. ‘대체로 떨어졌다’ 42.5%(3398명), ‘매우 떨어졌다’ 35.5%(2841명)였다. 교총은 “2009년 이후 같은 문항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있는데, 첫 해 55.3%와 비교해 22%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문항에는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전체 50.6%(4041명)를 차지했다. ‘별로 그렇지 않다’는 34.7%(2771명), ‘전혀 그렇지 않다’는 15.9%(1270명)였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를 가장 많은 34.3%(2741명)이 꼽았다.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잘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62.2%(4972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한지’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35.7%(2847명)에 머물렀다. 이 문항에 대한 긍정 답변은 2019년 52.4%에서 코로나19가 닥친 지난해 32.1%로 떨어졌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이 31.0%(2471명)이었다.

하윤수 회장은 이를 두고 “교권을 보호하고 교원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단순히 권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단의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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