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칼럼]한국에너지공대가 힘 얻으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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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이 내년 3월 개교한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지난달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법적 뒷받침을 확보했다. 이제 남은 것은 설립 취지에 맞는 대학 운영과 발전이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성장을 위해서는 감시, 점검, 존중, 응원이 필요하다. 우선 재정 운용에 대한 감시다. 한전이 천문학적인 누적적자에도 대학을 설립해 운영하는 만큼 재정이 낭비돼서는 안 된다.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을 반대한 주된 이유가 혈세와 같은 돈을 1조 원 넘게 쓰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 제기였음을 명심해야 한다.

설립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한국에너지공대를 반대했던 측보다 찬성했던 측에서 더 열심히, 지속적으로 점검에 나서야 한다. 한국에너지공대가 내걸었던 비전을 공감하기에 찬성했던 만큼 약속대로 하는지 꼼꼼히 지켜봐야 한다. 한전은 한국에너지공대가 서울대 KAIST 포스텍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 세상에 없던 대학이 되겠다고 누차 밝혔다. 에너지 분야 연구 중심 대학의 진가를 보여줘 국가 성장동력과 지역균형개발에 핵심임을 증명하겠다고 한전은 강조했다.

존중은 자율성과 관계있다. 한국에너지공대 성공의 첫걸음은 우수한 교원 유치와 뛰어난 학생 선발, 빠른 캠퍼스 준공에 달려 있다. 이 3가지는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자율성이 관건이다. 외부에서 간섭해서는 안 된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이광형 KAIST 총장은 19일 동아일보 대담에서 교육부의 과도한 간섭을 비판했다.

다행히 한국에너지공대법은 한국에너지공대의 자율권을 보장해 외부 간섭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교수 채용, 학생 선발, 학교 운영, 산학협력 같은 대학의 주요 활동에 외부 입김이 작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학생 선발에 점수보다 끼와 열정, 도전정신과 창의성에 비중을 두는 것에 외부 반발이 있을 수 있다. 과도한 진학 위주 교육을 역량중심 교육으로 돌리려는 대학의 시도는 존중받아야 한다.

응원은 감시 점검 존중을 초지일관 유지하는 힘이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성패에 대한 책임은 정권과 기업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져야 할지도 모른다. 한국에너지공대가 위기 속에서 성과를 냈던 ‘다이내믹 코리아’의 모습처럼 성공을 거두기를 기대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에듀플러스#에듀칼럼#한국에너지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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