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없는데 실형선고한 판사…대법 “재판 다시하라”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1일 06시 11분


코멘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1심·2심, 피고인 재판 출석없이 유죄판결
공소 제기 사실도 몰라…대법, 파기 환송

공소장 등을 송달받지 못해 피고인이 출석하지 못한 재판에서 선고한 유죄 판결은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0년 8월 서울 금천구 지하 게임장에 ‘바다이야기’ 게임기 35대를 설치하고 종업원 2명과 함께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당 게임장에 찾아오는 불특정 다수의 손님들에게 게임기를 이용하게 하고 손님들이 획득한 점수를 100점당 1만원으로 계산해 환전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2016년 9월 경기 부천시의 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적 조회를 하던 경찰관으로부터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구받자 별건으로 수배 중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친구의 운전면허증을 마치 자신의 면허증인 것처럼 제시하는 등 공문서를 부정행사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고 이후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은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들 재판은 피고인인 A씨의 출석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누구든지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받지 않은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해서는 안 되고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하는 행위를 업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A씨의 상고로 진행된 대법원 상고심에서 대법원 재판부는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는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받지 못해 공소가 제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판결 선고 사실을 알게 되자 상고권 회복 청구를 했고 법원은 A씨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상고 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했다고 인정해 상고권 회복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1심은 A씨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이 사건 특례규정을 적용해 재판을 진행한 뒤 A씨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며 “원심도 A씨가 같은 이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으므로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재심 청구의 사유가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 이유 주장에도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