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쌈문화 캠페인 추진 “31일은 쌈(3)으로 하나(1)되는 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4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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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채소를 바로 먹는 우리나라 고유 문화인 쌈은 중국의 옛 문헌 천록지여(天祿識餘)에 등장한다. 고구려의 특산품이던 상추는 비싼 값으로 상추 종자를 구입했기 때문에 상추를 천금채(千金菜)라 불렀다고 한다. 원나라 시대에도 고려 사람들은 날 채소에 밥을 싸서 먹는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 말기의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도 상추를 깨끗이 씻어 고추장과 싸먹으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 매달 31일 ‘쌈(3)으로 하나(1)되는 날’
경기 광주시가 요리연구가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대한민국 쌈 먹거리 문화를 알리는 ‘쌈 문화 캠페인’을 시작했다.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먹으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자는 취지다.

광주시는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쌈 관련 유투브 영상을 올렸다. 신동헌 광주시장은 쌈 문화 캠페인 온라인 선포식을 통해 “쌈은 채소와 고기, 전통장(醬), 밥 등 먹거리가 어우러진 건강식이자 화합과 조화의 문화를 담고 있다”며 “광주시의 로컬푸드 활성화와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매달 31일을 쌈(3)으로 하나(1)되는 날로 정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자연요리연구가 박종숙 요리연구가 등이 개발한 쌈 요리 레시피를 공개하고 다양한 쌈채류를 소개할 예정이다. 쌈과 어울리는 음식을 전 세계인들이 보고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다. 19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쌈 싸 먹기 영상 공모전도 벌인다. 나만의 쌈 레시피와 쌈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을 담아 ‘쌈’으로 ‘하나’되는 날을 알릴 계획이다.

광주시는 전체 농가의 66.8%(416호)가 163만ha에서 상추와 쌈채 등 채소 농사를 짓고 있다. 광주시는 1급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규제로 각종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다. 역설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광주 초월읍 용수리에서 채소 농사를 짓는 김태원 씨(53)는 “광주는 지하수를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청정지역이다”라며 “맛과 영양이 뛰어난 상추와 케일, 시금치 같은 채소를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전달하려고 시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친환경농산물 앞세워 9월엔 ‘행복밥상 축제’
시는 그동안 친환경농산물을 키우고 확대하는데 노력했다. 2004년 자연 그대로의 의미를 가진 ‘자연채’라는 친환경 농·특산물 브랜드를 개발해 현재 20개소 338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승인 품목은 어린잎 채소, 한우, 새싹, 친환경 쌀, 토마토, 미나리, 상추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광주시 농·특산물이다. 문미화 광주농업기술센터 원예특작팀장은 “자연채는 품질의 균일성과 포장의 규격화, 위해 물질 안전성, 품질 관리 수준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만 상표권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올해 초 광주축협과 함께 서하리 로컬푸드 농산물을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는 네이버 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시작했다. 쌈 채소와 고기를 한끼 구성으로 판매 중이다. 9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본 뒤 ‘제3회’ 자연채 행복밥상 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 축제는 광주시청 광장 앞에 500여 개의 식탁을 만들어 쌈을 싸먹으며 가족간의 화합을 돕는 행사다.

시는 2023년까지 오포읍 양벌리 인근에 연면적 2047㎡ 규모의 로컬푸드 복합센터를 건립한다. 72억 원이 투입된다. 쌈채소 등 농산물을 직접 사고 팔수 있도록 직매장과 저온저장고, 소포장실이 마련된다. 쿠킹클래스와 체험교실, 카페 등 농업인 커뮤니티 공간도 조성된다. 신 시장은 “쌈 문화 캠페인을 통해 대한민국의 쌈 먹거리들을 전 세계에 전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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