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노무현 대통령 떠오른다”…피의사실공표 제도개선 밀고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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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10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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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1.4.8/뉴스1 © News1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10일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대해 재차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전날(9일) 여당 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 장관을 향해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내놓자, 박 장관은 하루만인 이날 오전 “어찌됐든 최근 피의사실 공표가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며 제도개선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응수했다.

재보선 참패로 여권 강경파에 힘이 실리지 않으며 검찰개혁 과제들에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에 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조 의원은 전날 “우리 편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는 범죄이고 상대편에 대한 공표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공익적 공표로 보는 것이냐”며 “(법무부)장관이기 전에 여당 의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장면이 몇년간 반복된 것도 이번 재보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 아니냐”고 일갈했다.

이처럼 여당에서도 이번 재보선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식 검찰개혁 추진을 지목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에따라 검찰 수사관행에 대한 합동감찰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사건 수사의 언론 유출 경위 진상조사 등을 지시한 박 장관의 검찰 견제 행보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박 장관은 휴일인 이날 오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하면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면서 “다른 분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라고 썼다. 비단 ‘조국 사태’나 최근 청와대 겨냥 수사만이 아니라는 취지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망신주기성 피의사실 공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각, 재보선 패배로 술렁이는 여권 지지자들에 일종의 메시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민정2비서관 등을 역임하며 노 전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

박 장관은 “이번엔 니편 내편 가리지 않는 제도개선을 반드시 이룹시다”라며 내로남불 논란을 일축,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8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문제의식을 늘 가져왔다”며 “이번 (대검)진상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감찰도 있고 하니, 전체적으로 보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면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임박한 차기 검찰총장 임명에서도 검찰 견제 기조가 얼마나 반영될지도 주목된다. 재보선 참패 이후 레임덕을 우려하는 청와대가 친정권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총장으로 세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장 후보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인 박 장관은 조만간 박상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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