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이규원 구속영장 방침… 차규근도 재청구 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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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검사 ‘재이첩’ 뒤 첫 출석 조사… 출금 과정 이광철과 통화 경위 추궁
檢, 2019년 버닝썬 수사기록 확보… ‘윤중천 면담보고서’ 작성 배경 추적
“여권, 檢警대립 통해 김학의 부각”… 성접대 의혹 조사때 위법여부 수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긴급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대검 진상조사단의 김 전 차관 성접대 의혹 조사 과정의 위법 여부를 수사 중인 검찰은 2019년 초 불거진 ‘버닝썬’ 사건 수사 기록을 최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여권이 검찰개혁 여론과 검경 간 대립 구도를 이용해 김 전 차관 사건을 부각한 것으로 보고, 이 과정에서 대검 진상조사단의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 수원지검, 이규원 차규근 구속영장 검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은 17일 이 검사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12일 공수처로부터 이 검사에 대한 사건을 재이첩 받은 뒤 이뤄진 첫 조사다. 검찰은 이 검사를 상대로 긴급 출금 과정에서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과 통화한 경위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16일 차 본부장을 네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검사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차 본부장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안양지청 수사팀에 김 전 차관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16일 수사팀으로부터 네 번째 출석 요구를 통보받았다. 이 지검장은 앞서 세 차례의 출석 통보에 모두 불응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 지검장이 이번 출석 요구에도 불응할 경우 검찰이 강제 수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버닝썬-김학의 사건에 이광철 역할 주목”

수원지검 사건과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최근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윤규근 총경에 대한 수사기록과 텔레그램 수·발신 내역 등을 확보했다. 윤 총경은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 ‘승리’ 등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인물로,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근무했다.

검찰은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이었던 이규원 검사가 허위 내용이 담긴 것으로 의심받는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배경을 파악하는 데 윤 총경 관련 기록과 통신 내역에 관련 단서가 담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19년 1월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경찰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윤 총경과 이 비서관이 텔레그램 대화 등을 통해 김 전 차관 사건을 부각시키려 한 단서를 파악했다. 같은 해 3월 14일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은 김학의가 맞다”고 발언하자 이 비서관은 “검경 간 대립구도를 진작에 만들었어야 했는데” 등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윤 총경에게 전송했다.

나흘 뒤인 3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학의, 버닝썬 사건에 검경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는 메시지를 냈고, 당초 대검 진상조사단의 활동 연장을 불허했던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날 두 달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저녁 이 검사가 특정 언론에 유출한 ‘윤중천 면담보고서’ 관련 보도가 나왔다.

검찰은 이 검사가 이 비서관과 통화한 내역 등도 최근 확보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면담보고서 유출 등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보고, 이 비서관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피고소인 신분인 이 비서관과 함께 민 전 청장과 윤 총경도 조사할 방침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이규원#구속영장#차규근#재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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