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對 국민의힘 샅바싸움…단일화 시기·방법 동상이몽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2일 1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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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시기 놓고 국민의힘 '느긋' vs 국민의당 '신속'
"여론조사 대신 제3의 안" vs "여론조사가 상식 부합"
"단일화 이후 야권통합 큰 그림" vs "전혀 검토 안 해"

국민의힘이 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이틀간의 여론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장외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제3지대에서 단일후보로 확정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해 기호 2번이 아닌 기호 4번을 달고 출마를 강행할 경우 선거운동 지원 불가 방침을 시사한 가운데, 아직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장외에서는 여론조사 방식과 단일화 시기 등을 둘러싸고 두 당의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빠른 시일 안에 신속한 단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당에 ‘속도조절’로 맞서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고,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도 ‘경쟁력’을 선호하는 국민의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적합도’를 내세우고 있어 추후 단일화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예고한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박영선 후보(더불어민주당)는 선출이 됐기 때문에 여당에 쏠리는 관심보다는 마지막 남아 있는 야당의 최종 단일화 과정에 온 국민이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며 “3월18~19일이 후보 등록일이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단일화를 한다고 생각하면 약 2주간의 시간이 있다. 그 2주의 시간을 저는 발상의 전환을 하면 야당에게 주어진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 2주라고 하는 야당의 시간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해서 지지가 모아지고 늘어나는 단일화 과정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빨리 그것도 한 번에 딱 여론조사 방식만으로 지금 몇%가 더 나오는 사람을 단일화 해버리면 2주라고 하는 그 많은 아름다운 야당의 시간을 활용하는 데는 제가 볼 때는 부족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선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중 안철수 대표가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으로서는 여론조사를 서두르기 보다는 당내 후보의 경쟁력이 ‘예열’될 때까지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반면 안 대표는 경선 승리 발표 직후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만날 의사를 피력하며 제3지대에서 키운 동력을 바탕으로 제1야당과의 후보 단일화에도 속도를 낼 태세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YTN라디오에 출연해 “야권 단일후보와 관련해서 방법이나 질문의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속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늦어도 후보 등록일인 18~19일 이전에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돼서 등록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쟁력 적합도 두 가지 부분이 있을 텐데 적절하게 조합을 이루면 되지 않겠나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제3의 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KBS라디오에 “저희들은 질문 문항을 놓고 논의를 하겠지만 추후에 얼마든지 열린 마음으로 안철수 후보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도 있다”며 “그러나 그거 말고 제가 누차 말씀드린 2주라고 하는 야당의 아름다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본선에서 여당을 이겨낼 수 있는 야당의 모든 제 세력들, 야권의 지지층들을 스크럼으로 확실하게 짜줄 수 있는 시민이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단일화 방식을 고민을 더 해서 이 2가지를 같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언택트 상황이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민들의 가장 정확한 뜻을 물어볼 수 있는 건 여론조사가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지금까지 안철수 금태섭 후보 단일화 결정도 여론조사로 했고 국민의힘도 100% 여론조사로 후보를 뽑는 것 아니겠나.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에 대해서 특별하게 변경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야권 후보 중에서 여권 후보를 이길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자, 이것이 단일화의 기본 취지”라며 “여권의 유력후보로 결정된 후보와 대결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 이게 상식에 맞다고 생각한다. 적합도가 제일 높은 후보는 경쟁력에서 여권후보를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도 YTN라디오에 “안철수 대표가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3지대 야권 단일후보의 선출도 100% 여론조사 방식이고, 제1야당 국민의힘의 후보 선출 방식도 100% 국민 여론 결과”라며 “100% 국민 여론조사의 방식을 최종 야권 단일후보 선출 방식으로 하는 것은 따로 주장을 할 필요 없이, 야권에서 시민들의 뜻을 받들기 위한 방식으로 이미 받아들여진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이후 양당 통합에 대해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단일후보를 같이 뽑잖나. 그러면 단일화라고 하는 것은 대선을 가기 위한 첫 번째 단추가 끼워지는 것이고 합당에 대한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서 야권통합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라며 “단일화가 되고 나면 통합의 수순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여진다”고 낙관했다.

‘안철수 대표가 (통합 요구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성 비대위원은 “충분히 그런 그릇이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이태규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 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 사무총장은 “일단 서로 다른 소속 정당에 후보들이 모여서 단일화하는 것 아니겠나? 양쪽 합의한 방식에 의해서 후보가 선출됐다면 그 부분이 야권통합후보가 될 텐데 그럼 그 후보 입장을 존중해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며 “후보가 선출이 됐는데 그 후보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부분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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