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피해 보상해라” 자영업자들 국가상대 손배소 제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2일 17시 14분


박주형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 대표와 변호인들이 12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국가를 상대로 2차 집단소송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2/뉴스1 © News1
박주형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 대표와 변호인들이 12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국가를 상대로 2차 집단소송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2/뉴스1 © News1
“원칙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큰 피해를 봤으니 국가가 보상하라.”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의 박주형 대표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법원에 정부를 상대로 2차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된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2차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실내체육시설은 모두 203곳. 1인당 5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지난해 12월 30일 1차 소송에 참여한 업주 153명을 포함하면 총 청구 금액은 17억8000만 원에 이른다.

박 대표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조치로 피트니스센터 등은 월 평균 2000만 원의 손해를 봤다”며 “3차 재난지원금 300만 원으로는 피해를 회복하기에 턱없이 부족해 결국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합금지 명령에도 영업을 재개하는 ‘오픈 시위’로 촉발된 자영업자들의 정부 방역수칙에 대한 항의가 결국 법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까지 반발 움직임에 동참하며 분위기가 더욱 거세졌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건 실내체육시설만이 아니다. 카페 업주들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는 “변호사를 선임해 정부에 대한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1인당 청구금액은 500만 원으로 1차로 200여 명이 참여했다”고 12일 밝혔다. 청구금액은 10억 원이 넘는다. 연합회는 14일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하기로 했다.

고장수 연합회장은 “참여를 희망하는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2차, 3차 소송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전국 카페 업주 335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선 영하로 떨어진 매서운 추위에도 정부의 방역수칙에 항의하는 자영업자들의 시위와 기자회견이 잇따랐다.

필라테스·피트니스사업자연맹 회원 9명은 오전 11시 반경 국회 앞에서 소복을 입고 나타나 1시간 가까이 999번의 절을 했다. 999라는 숫자는 방역당국이 ‘18세 미만 대상의 교습 목적으로 동시간대 9명 이하’로 운영하는 실내체육시설에만 영업을 허용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취지다.

시위에 참여한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인 정인웅 씨(25)는 “정부가 특정 업종에만 조건 없는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각 사업장의 특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도 자영업자들이 모였다. 오전 10시에는 수도권 지역의 학원과 교습소 원장들이 참여한 ‘함께하는 사교육 연합’이 교습 인원을 9명으로 제한한 조치 등을 비판했다. 전국당구장업주연합 회원들도 정오경 같은 장소에서 상복을 입고 ‘실내 체육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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