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학교도 못 가고 게임 삼매경 빠진 ‘초딩들’

뉴시스 입력 2021-01-05 17:30수정 2021-01-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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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에 모바일게임·게임방송 즐기는 초등학생들 학부모 속앓이
초등생 42.7% ‘거의 매일 게임한다’ 설문조사 결과
게임 리터러시 교육 통해 좋은 게임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게임 말고 스트레스 풀 데도 없는데…”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7살 딸을 둔 학부모 김모(37·여)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 수업이 중단되면서 학교와 학원에 가지 못한 채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는 첫째 아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맞벌이 부부인 김 씨는 친정 어머니에게 부탁해 두 자녀를 맡긴 상태다. 2년 전부터 매일 김 씨가 사는 집까지 대중교통 버스를 이용해 친정 어머니가 오가면서 자녀들을 돌봐주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1월부터 찾아와 현재까지 전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교와 학원이 등교 중단을 수시로 반복하면서 아이들이 집에만 있게 되는 상황에 놓이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두 자녀가 외출도 못한 채 집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특히 평소보다 초등학생 아들이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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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아들이 게임으로 혹여나 나쁜 영향을 받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다. 주로 모바일로 서바이벌 전투 게임을 즐기는데 한번은 게임상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한 팀으로 꾸려진 다른 접속자가 스피커폰을 통해 거리낌 없이 마구 내뱉는 욕설을 직접 들었던 적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녀는 해당 게임을 하지 않을 때도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자신과 같은 게임을 소재로 다루는 방송을 주로 시청한다.친정 어머니에게 손주가 정해진 시간 이외에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 이를 제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자녀가 즐길 만한 놀거리를 딱히 제공해주지 않은 채 막연하게 게임만 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원래 코로나 전까지 학교가 끝나면 학원 가기 전까지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실컷 뛰어 놀았다”며 “하지만 코로나 유행으로 부모들이 외출은 물론 친구들과의 만남도 갖지 못하게 자제하면서 원격수업으로 학교와 학원 둘 다 못 갈 때면 게임이 하루 일과”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다른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를 해봤지만 집 안에서 시킬 수 있는 게 한정적이어서 이를 찾아주는 것도 고민”이라며 “코로나 기간에 혹시나 게임중독에 걸리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학교는 물론 학원까지 갈 수 없게 되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학생들이 게임을 손에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경기도교육청 산하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최근 도내 초등학생 고학년(4∼6학년) 1000명, 중·고등학생 1000명,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 학부모 9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소 게임을 이용하는 학생은 78.8%,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은 21.2%로 조사됐다.

도교육연구원이 최근 펴낸 ‘학생들의 게임 과몰입 실태 및 게임 리터러시 교육 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도내 초중고 학생들의 게임 이용현황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학교급별 게임이용 빈도 수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는 ‘거의 매일 한다’ 대답이 각각 42.7%와 28.7%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일주일에 2~3일’ 게임을 이용한다고 대답한 비율도 초등학교는 18.5%, 중·고등학교는 16.9%로 나타났다.

게임을 시작한 시기에 대해서도 초등학교 고학년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게임을 시작했다는 대답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또는 ‘초등학교 6학년’에 게임을 시작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제일 많았다.전문가들은 교사와 학부모가 게임의 부정적 측면만 바라보지 말고, 교육적인 관점에서 게임의 순기능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는 곧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말한다. 게임 리터러시는 게임을 활용한 창의적 표현과 의사소통 능력 등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을 말한다. 이를 통해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아동과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임을 즐기면서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균형을 찾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교육연구원 정재엽 연구위원은 “이미 국가적으로 게임을 하나의 콘텐츠 산업으로 인정하고, 아이들에게 게임문화는 뗄 수가 없는 것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미디어 교육 차원에서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안에서 미적·음악적 요소 등을 포괄적으로 여러 환경이 디자인돼서 운영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심리적, 감정적 코드에 좋은 게임을 안내하고, 교사와 학부모가 가능하면 함께 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며 “만약 안 되더라도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 게임을 적극 소개하고 학교교육과정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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