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확진 6명, 목포로… 일반환자는 ‘응급실 뺑뺑이’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19 재확산]코로나 과부하, 흔들리는 의료체계
수도권 환자 타지역 이송은 처음
정부 전담-거점병원 지정했지만 “감염 증가속도 못 따라가” 지적





경기 확진 6명, 목포 병원으로… 일반환자는 ‘응급실 뺑뺑이’ 우려▼

서울대 수시 면접… 발열 체크는 필수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방호복 차림의 직원들이 ‘202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교를 찾은 수험생의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대 수시 면접… 발열 체크는 필수 1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방호복 차림의 직원들이 ‘202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교를 찾은 수험생의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 뉴스1
11일 경기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6명이 전남 목포시의료원으로 옮겨졌다. 경기도에서 무려 300km가량 떨어진 곳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한 병상이 부족해서다. 중환자 등이 서울 인천 등으로 이송된 적은 있지만 비수도권 병원으로 보내진 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내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 수는 673명. 3차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며 격리 치료 중인 확진자 수도 9057명으로 늘었다. 이 중 30%만이 경증치료시설인 생활치료센터에서 지내고 있다. 70%인 630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확산세 영향은 의료체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1차 유행 때처럼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과 인력이 부족해지고 급기야 응급의료 등 일반 진료체계마저 차질을 빚는 상황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1명이 입원할 경우 기존 일반 병상 2, 3개의 공간이 필요하다. 감염을 막을 음압장치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의료원의 경우 코로나19 환자 200여 명이 입원 중이지만 남은 병상은 수십 개뿐이다. 500∼600개 병상이 들어갈 공간을 코로나19 전용병상이 차지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일반 환자 600명이 사용했을 병상이 사라진 셈이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공병원 상황도 비슷하다. 전북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에는 각각 413개와 277개의 병상이 있다. 이들 병상은 코로나19 확진자만 입원할 수 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1개 층 절반을 비워 코로나19 전용병상 16개를 운영 중이다. 한 간호사는 “평상시 같으면 일반인 환자 34명이 꽉 차 있을 공간”이라고 전했다.

최근 전북대병원은 ‘코로나19 중증환자 전용병상 21개를 급히 확보해 달라’는 전북도의 요청을 받아 ‘응급전용입원실’을 임시폐쇄했다. 간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응급전용입원실 간호사 10명은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에 배치됐고, 입원환자 10명은 각 진료과 입원실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는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입원 확진자가 늘면 인력 운용에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은 “정부가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응급환자를 격리 공간에서 진료하도록 하면서 일반 응급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응급실 병상이 줄었다”며 “확진자가 늘어나면 일반 환자를 수용할 공간이 더 줄어들어 구급차량이 병상을 찾아 헤매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일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2곳은 거점병원으로 지정해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애병원은 민간병원 최초로 일반 입원·외래 환자를 모두 받지 않고 코로나19 환자만 진료하는 전담병원이 된다. 병원 측은 조만간 전체 220개 병상을 모두 비우고 음압시설 설치 등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런 전담병원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 조치보다 확진자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달 말까지 중환자실을 계속 확충하겠지만 중요한 건 현재 환자 증가 추세가 조금씩 함께 꺾이기 시작해야 중환자실 여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미지 image@donga.com·송혜미 / 전주=박영민 기자
#코로나19#병상 부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