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안 대기 줄 빽빽… PC방선 QR코드 체크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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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첫날

카페내 취식 금지하자 매장밖 북적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내부 카페 앞 휴게 공간에서 시민들이 밀집한 채 
대화하며 음료를 마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0시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돼 카페 매장 내 음료 취식은 금지되고 테이크아웃만 허용됐다. 하지만 매장 앞 줄 서는 곳 등 인근에서는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카페내 취식 금지하자 매장밖 북적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내부 카페 앞 휴게 공간에서 시민들이 밀집한 채 대화하며 음료를 마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0시부터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돼 카페 매장 내 음료 취식은 금지되고 테이크아웃만 허용됐다. 하지만 매장 앞 줄 서는 곳 등 인근에서는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추운 날씨에 손님들을 밖에 세워둘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24일 낮 12시 4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23·여)는 이렇게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33m²(약 10평) 남짓한 카페 내부엔 30명 넘는 손님이 다닥다닥 붙어 주문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23일 서울시가 발표한 ‘천만시민 긴급 멈춤’ 방역 지침에 따르면 식당 카페에선 주문 및 대기 인원 간 2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카운터 아래 바닥에는 2m 거리 두기를 안내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자 무용지물이었다.

○ 자영업자들 “방역 지침 확인할 인력 없어”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24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특히 서울시는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지정해 정부보다 강도 높은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둘러본 서울의 다중이용 시설들은 지침을 지키지 않고 있거나 편법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자영업자들은 “일일이 지침을 확인하고 관리할 인력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낮 12시경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선 직원 2명이 손님들을 좌석으로 안내하고 음식을 나르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사이 식당 외부에 마련된 대기석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 야외에서 대기하는 손님들을 위해 따뜻한 국물을 시식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마련해 놓았는데 손님들이 먹고 내려놓은 다회용 컵 5개가 테이블 위에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식당 문 앞에서 기다리던 손님 7명은 2m 거리 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식당 직원 임모 씨(62·여)는 “음식 갖다 줄 새도 없이 바빠서 대기석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했다.

PC방도 사정이 비슷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서대문구의 한 PC방엔 상주하는 직원이 아예 없었다. 입장 시 QR코드를 찍고 내부로 들어오도록 했지만 안내 직원이 없어 이 단계를 건너뛰고 입장하는 것도 가능했다. 인근의 또 다른 PC방에서 근무하는 김모 씨는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직원 수를 대폭 줄였다”며 “손님들이 방역 지침을 지키는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 “예식홀―식당 인원 쪼개기 안 돼”

100인 이상 모임·행사가 금지되면서 일부 예식장 중에서 편법 영업을 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다음 달 6일 서울 서초구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30대 B 씨는 24일 예식업체로부터 “홀에 99명, 식당에 160여 명을 수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서초구에서 내려온 공문에는 ‘예식이 진행되는 홀에는 100명 미만을 수용해야 한다’고만 적혀 있었을 뿐 뷔페 등 식당에 대한 인원 제한 지침은 없었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B 씨에게 “편법이 아니라 우리도 먹고살려고 방법을 찾아보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이 같은 ‘쪼개기’ 운영이 방역 지침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디저트카페와 브런치카페 등의 2단계 적용 여부를 놓고도 혼선이 빚어졌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커피를 주 메뉴로 판매하는 매장은 모두 실내 취식을 금지하기로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은 “전국적 대유행을 막기 위해 ‘2020년에 더 이상 모임은 없다’는 생각으로 연말연시 모임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김태언·김소민 기자
#거리두기 2단계#수도권#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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