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양복, 호의 아닌 뇌물” vs 진중권 “유재수 뇌물은?”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11-24 15:53수정 2020-11-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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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당시 나는 민정수석비서관, 뇌물이라 거절한 것”
진 “투철한 조국, 유재수 뇌물 앞에선 왜 너그러웠나”
사진=채널A 페이스북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재단사를 두고 조 전 장관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4일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이) 애먼 양복과 사이다 박스를 내세워 자신의 청렴함을 강조하면서 슬쩍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3년 동안 묵혀두었던 일을 하필 판결을 앞둔 이 시점에서 새삼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그게 왠지 구차하고 치졸한 변명처럼 들린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의 지적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 총장이 나를 위하여 양복을 맞춰주겠다면서 재단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단박에 거절하자, 음료가 배달됐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 글에서 조 전 장관은 아내인 정겸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최 전 총장이 정 교수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건 자신이 최 전 총장의 호의를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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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뇌물 미수 사건? 치졸함의 극치”
진 전 교수는 2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전 장관의 주장과 관련해 “오랜만에 (최 전) 총장하고 전화했다. ‘아, 왜 쓸 데 없는 걸 보내셨어요?’라고 했더니, 그게 ‘조국이 아니라 그 아들에게 보낸 거’란다”며 최 전 총장이 음료수를 보낸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식사를 하는데 그 애(조 전 장관의 아들)가 지역의 천연탄산음료 맛을 보더니 맛이 있다며 ‘왜 이런 걸 서울에선 안 팔지?’라고 하더란다”며 “그래서 한 박스 구해 차에 싣고 다니다가 서울에서 정경심 교수 만난 김에 아들 갖다 주라고 넘겨줬단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얼마 후 그 아이한테 맛있게 잘 마시고 있다고 전화까지 왔었다더라”며 “이게 사이다 뇌물(?) 미수 사건의 전모”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또 다른 글을 올려 조 전 장관을 찾아왔다는 재단사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을 찾았다는) 재단사는 진중권한테도 왔었다”며 “근데 보낸 주체가 총장이 아니라 작고하신 (최 전 총장 부친 최현우) 이사장”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어느 날 본부로 들어가는데 한 후줄근한 차림의 노인이 화단에서 잡초를 뽑고 있기에, 학교에 품 팔러 나온 동네 노인인 줄 알고 ‘아이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며 지나쳤는데, 그 분이 위아래를 마뜩찮은 눈으로 훑어보더라”며 “며칠 후 총장이 불러서 갔더니, 총장실에 바로 그 노인이 앉아 계셨다. (총장은) ‘진 교수, 인사 드려요. 이사장님이야’(라고 소개했다)”고 했다.

이어 “교수란 놈이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다니는 게 맘에 안 드셨던 모양이었다. ‘진 교수, 이사장님이 양복 하나맞춰 드리래.’ 그렇게 된 얘기”라며 “그러니까 그 양복, 개나 소나 다 받은 것이다. 총장이 나에게 뇌물 줄 일 있나? 사람의 호의를 그렇게 왜곡하면 안 된다. 어휴, 자기 변명하느라 아들에게 준 사이다까지 뇌물 취급을 하니, 치졸함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에겐 호의 아닌 뇌물”
진 전 교수의 주장을 두고 조 전 장관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립대 총장이 소속 교수에게 양복을 맞춰주는 것은 ‘호의’가 될 수 있겠지만, 민정수석비서관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뇌물’이 된다”며 “따라서 거절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명한 차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저를 흠집 내고 최성해 총장을 변호하려는 식자와 언론, 한심하다”며 “최성해 총장이 단지 ‘호의’ 차원에서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양복 재단사를 보내려했을까”라고 물었다.

또 조 전 장관은 “제가 이를 받았더라면 이후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위기를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거절했을 때, ‘양복 맞춰준 것 공개하겠다’ 운운하며 이 건을 거론했을 것”이라며 “그리고 이 식자와 언론은 ‘조국, 민정수석 재직 시 뇌물 받았다’라고 맹비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그 투철함이 유재수 뇌물 앞에서는 왜 너그러웠는지”
조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진 전 교수는 “그가 양복을 거절한 것은 적절한 행동이었다. 어디까지고 호의고, 어디까지 뇌물인지 구별이 늘 분명한 것은 아니니까. 그럴 때는 일단 거절하는 것이 옳다”고 인정했다.

다만 “서로 혼담이 오갈 정도로 절친한 가문에서 취임 축하용으로 보낸 양복과, 그 집 아들이 좋아한다 하여 특별히 챙겨 보내준 사이다 한 박스까지도 뇌물로 간주하는 그 투철함이 왜 유재수가 받은 명백한 뇌물 앞에서는 왜 그리 너그러웠는지”라고 꼬집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 전 부시장의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을 알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를 받는다.

진 전 교수는 “아무튼 뇌물의 노릇을 할 만한 것은 거절당한 양복이나 아들에게 준 사이다 박스가 아니라, 정경심 씨의 교수직이었을 것”이라며 “그가 그 일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면, 그 역시 고작 양복이나 사이다 박스가 아니라, 그 때문이었을 테다. 이게 본질이다. 그러니 쓸 데 없는 언론 플레이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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