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공포, 누가 PC방 오나”…2단계 첫날 포장전문 카페는 방역 구멍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4일 13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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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이 지역에선 카페의 경우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의 한 카페 한켠에 의자와 테이블이 쌓여 있다. 2020.11.23/뉴스1 © News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이 지역에선 카페의 경우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의 한 카페 한켠에 의자와 테이블이 쌓여 있다. 2020.11.23/뉴스1 © News1
“저라도 걱정돼서 PC방 안갈 것 같은데 이렇게 영업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사회적 거리 2단계 첫날인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80석 규모의 한 PC방에는 손님 4명만 앉아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PC방 아르바이트생 김모씨(26)는 카운터에 앉아 비어있는 좌석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그가 앉아 있는 카운터에는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따른 방역지침으로 음식물 판매 중단’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그는 “솔직히 정부가 숨통을 터준다면서 PC방 영업을 저번처럼 완전 중단하지는 않지만 이게 의미가 있나 싶냐”고 말했다. 거리두기 격상 첫날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는 “뉴스에 나오는 확진자 추세를 보면 완전 공포분위기이지 않나”라며 “그런 상황에서 누가 게임을 하러 오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24일 오전 0시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관리가 강화된다.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음식점은 저녁시간까지 정상 영업을 이어가되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PC방의 경우 매장내 음식물 섭취가 안되고 칸막이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 좌석간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 일대의 상점들을 둘러보니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를 제외하고는 모두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프렌차이즈 카페는 테이블과 의자를 다 치운 곳도 보였다. 식당의 경우에도 두개씩 붙어있던 2인용 테이블을 재배치해 매장내 간격을 유지, 대체로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방역지침을 따르고 있었다.

오전 9시15분 쯤 서울 종로구 991㎡(300평) 규모의 프렌차이즈 카페에는 직원이 손님보다 많았다. 직원은 6명이었지만 주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은 2명뿐이었다. 대기줄에 서 있는 손님들은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거리두기 간격을 유지했다.

의자와 테이블은 구석에 있는 소파위에 뒤집어져 올라가 있어서 매장 내는 마치 영업을 하지 않는 것처럼 한산했다. 간간이 1명씩 들어오는 손님들이 QR코드를 찍는 소리와 직원이 손님을 부르는 소리만 매장 내에 울려퍼졌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프렌차이즈 카페도 마찬가지 였다. 매장 입구에는 포장만 가능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매장 내에는 음료를 주문하는 손님조차 없었다.

카페 알바생 A씨(20대)는 “평소에는 출근길에 잠깐이라도 들러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매장 내 취식이 안되다 보니 오늘은 테이크아웃 해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식당도 한산했다. 평소 아침을 먹기 위해 직장인들과 학원 수강생들이 찾던 서울 종로 소재 2층 규모의 도시락 집에 손님은 두명뿐이었다. 이들은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1인용 테이블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서 조용히 식사에만 집중했다.

PC방도 PC에 붙어있는 거리두기를 위한 간격 유지 안내문이 필요없을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 서울 종로 소재 80석 규모의 PC방에는 손님 2명만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었고 좌석에는 거리두기 안내문은 붙어있지 않았다.

안내문을 왜 안 붙였냐는 질문에 PC방 직원 B씨는 “최대로 많이 와봐야 10명이다”며 “알아서 간격 유지해서 앉을뿐더러 혹시나 안 지킬 경우에는직접 가서 말하면 따른다”고 답했다. 이어 “취식도 안되기 때문에 손님들이 마스크를 벗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카페, 식당, PC방이 모두 한산한 가운데 손님들이 몰리는 곳도 있었다. 매장내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직장인들은 회사 근처에 있는 테이크아웃 전문카페를 찾았다.

테이크아웃 전문카페에서는 상대적으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손님이 몰리기도 했다. 종로구의 한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에는 출근시간 전후로 10명이 넘는 사람이 매장내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대기하느라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장소가 협소해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고 있었고 주문을 하는 키오스크 앞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었다.

사람들 간 간격 유지를 따로 지시하지 않냐는 질문에 카페 직원 A씨는 “어차피 잠깐 머물고 있다가는 곳이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며 “다만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해서는 주의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출근시간 때도 그렇고 여기는 항상 정신이 없기 때문에 평소보다 손님이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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