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유포’ 승려의 최후진술 “본분 망각했다”…징역 8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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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3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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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고 ‘n번방’ ‘박사방’ 등에 유포된 성 착취물을 재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전직 승려에게 검찰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승려 A 씨(32)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 같은 징역형과 신상정보 공개 고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 224만 원을 추징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승려의 신분임에도 음란물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텔레그램을 통해 돈을 받고 ‘박사방’ 성 착취물을 유포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그동안 병합된 사건이 많은 점을 감안해 이같이 구형한다”고 밝혔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그야말로 유구무언이다. 얼굴에 입이 있으나 무어라 이유도, 변명도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또 “(승려라는)사회적 책무를 생각하면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함에도 일을 이렇게 만들어 나에 대한 책망에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책했다.

이어 “종교인으로서 본분을 망각했다. 더욱 엄정하고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A 씨는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의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8000여 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n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아동 청소년이 나오는 성착취 영상물 35건을 배포하거나 배포를 용이하게 하고, 제3자를 통해 영상물을 입수해 4명에게 15만 원을 받는 등 다시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또 아동·청소년이 이용된 신체부위가 찍힌 영상물 등 총 1260여 건을 휴대전화에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결심공판까지 5차례 진행된 재판에서 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뿐만 아니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방조 혐의도 각각 추가 기소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7일 열린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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