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아열대작물 생산-체험시설 늘려 경제 활성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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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 작물 키우기 좋은 장성군
가공-체험 가능한 복합시설 운영
2023년 아열대작물실증센터 설립
재배기술 선점하는 전초기지 기대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가 2023년까지 들어서는 전남 장성군은 아열대 작물 재배와 체험 전초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사진은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 예정 부지에서 4km 정도 떨어진 지니농장에서 사람들이 아열대 작물을 체험하는 모습. 장성군 제공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가 2023년까지 들어서는 전남 장성군은 아열대 작물 재배와 체험 전초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사진은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 예정 부지에서 4km 정도 떨어진 지니농장에서 사람들이 아열대 작물을 체험하는 모습. 장성군 제공
19일 전남 장성군 삼서면 우치리 야산 자락 5만 m². 시설하우스 7개동(5000m²)에서는 바나나는 물론이고 천사의 열매라고 불리는 파파야, 100가지 향기와 맛이 난다는 백향과 등 아열대 과일이 영글어가고 있었다. 또 단맛, 매운맛, 쓴맛의 세 가지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삼채(三菜)를 비롯해 남미산 박과 채소인 차요테, 뱀 모양을 닮은 스네이크 오이 등 아열대 채소도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아열대작물을 재배, 가공, 체험할 수 있는 지니농장이다. 아이들은 아열대 채소를 화분에 심어 가고 청소년들은 아열대작물을 재배해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20개 아열대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1700곳에 이르지만 이런 복합 생산·체험시설은 드물다.

미래농업 선도학교인 호남원예고와 지니농장은 20일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호남원예고 2학년 학생들은 농장에서 아열대 작물 재배 체험을 하며 미래의 꿈을 키우게 된다. 김찬중 호남원예고 교장(57)은 “전남은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 작물 재배지로 적합하다. 학생들이 다양한 아열대작물 재배 경험을 하여 청년 창업농부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지니농장에는 삼채를 가공하는 공장, 삼채로 만드는 떡 공장, 체험 학생 이용자를 위한 식당도 있다. 농장에서는 삼채 피클, 간장, 오일, 송편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농장 주변에는 드넓은 잔디밭(3만 m²)과 쑥 등 밭작물을 키우는 밭이 있다.

잔디 주산지인 삼서면은 황토 토양에 물이 좋아 각종 약용작물이 잘 자란다. 주변에 산이 많아 고랭지 채소인 삼채 재배에도 적합하다. 박태성 지니농장 대표(52)는 “농장을 아열대 작물 생산과 체험, 가공은 물론 관광까지 가능한 복합단지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노령산맥 분지인 장성은 넓이가 518.4km²에 이르며 연평균 기온은 14.6도다. 장성은 사과와 포도가 재배되는 남방한계 지점이자 단감을 재배할 수 있는 북방한계 지점이다. 해안가를 낀 전북 고창과 전남 영광군 뒤편에 위치해 해풍 영향권에서 벗어나 한해(寒害)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다. 또 광주 광산구에서 20분 거리로 가깝다.

이런 장점으로 장성군 삼계면 평림댐 주변에 2023년까지 국비 323억 원을 투입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20만 m²)가 들어선다.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는 제주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등 전국에서 시험 재배한 아열대작물을 직접 키우며 농민들이 재배기술을 공유하는 곳이다.

서영호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장은 “홍로사과를 재배해 판매하는 데 20∼30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장성은 20개 아열대 작물 재배기술을 농민들이 배우고 조기에 활성화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은 아열대 작물 재배 적지로 부각되고 있다. 전남은 지난해 기준으로 아열대 채소 재배 면적이 60.8ha, 재배농가는 401곳이었다. 아열대 과수의 경우 재배면적은 34ha, 재배농가는 140곳이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아열대 작물 재배를 확대하고 6차 산업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장성군#아열대작물 생산#아열대작물실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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