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4명중 1명 확진…669명은 소재불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6일 21시 33분


16일 오후 서울시 관계자들이 교인 명부 확보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발병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이동하고 있다. 2020.8.16/뉴스1 © News1
16일 오후 서울시 관계자들이 교인 명부 확보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발병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이동하고 있다. 2020.8.16/뉴스1 © News1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3일 교인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4일에 14명, 15일에 4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교인들이 8.15 집회를 참여한 다음날인 1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90명으로 폭증해 이날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249명에 달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 4066명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는 3397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16일 현재 조사가 이뤄진 800여명 가운데 249명이 양성반응이 나와 4명 중 1명이 확진되는 높은 감염률 보이고 있다.

● 4명 중 1명 감염되는데 669명 소재불명
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은 수도권, 강원, 충남, 대전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9일 사랑제일교회에 다녀온 A 씨가 14일 확진판정을 받았고 10, 11일 춘천에서 이 교회 방문자를 만났던 부부가 감염됐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60대 여성과 경기 동두천시의 70대 남성도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던 천안시 거주 80대 여성과 4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계룡시에 사는 60대 여성은 시내 도곡산기도원에 머물며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와 접촉한 뒤 확진됐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도 9~12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확진판정을 받았다.

중대본은 사랑제일교회가 9일 우천으로 실내 밀집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예배를 진행하면서 교인들 간 거리가 1m 이내로 가까웠고 찬송가를 부르는 행위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9일 해당 예배 영상을 보면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64)가 “토요일(15일 집회)에 다 나와야 한다. 한 사람이 100명 씩 동원하기로 약속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회 측은 8일 서울 경복궁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고 11, 12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 부근에서 서명 부스를 운영했다. 중대본은 해당 집회에 참여했거나 서명 부스에 방문한 사람들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서울시는 7~13일까지 사랑제일교회의 새벽기도회와 평일·주일 예배에 참석한 교인 명단 등을 토대로 진단검사 대상자 4066명을 추렸지만 이 중 669명의 소재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검사를 받은 교인 4명 중 1명 꼴로 확진 판정이 나오고 있어 상황이 위중하다고 보고 경찰청과 함께 소재불명자들의 연락처와 주소를 파악하고 있다.

● 우산 못 펼 정도로 붙은 채 마스크 벗고 구호
방역당국은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을지로입구 주변에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참여해 집단 감염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중 15일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파악이 되지 않고 있어 접촉자들로 인한 n차 전파를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15일 보수단체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6000여 명이 몰렸다. 비가 내렸지만 우산을 펼치지 못할 정도로 참가자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마스크를 내내 내리고 있거나 구호를 외칠 때 마스크를 벗는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김밥과 주먹밥 등을 꺼내 먹으며 콜라와 물 등을 서로 돌려 마시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교인 중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는 15일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수차례 안내했다. 앞으로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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