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또 집에 있어야 해요” 등교중단 광주 학부모·학생 혼란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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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 학교에 있고 수업시간표 전달안돼 동영상만 시청

“오늘은 처음으로 운동장에서 수업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또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거에요. 아빠”

광주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2일부터 등교를 하지 않은 남구 봉선동의 한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은 이른 오전부터 혼란에 빠졌다.

우선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외할머니에게 연락해 돌봄을 부탁했지만 출석으로 인정되는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 해서다.

또 “등교중단과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한다”는 메시지만 지난 1일 밤 늦은 시간에 전달됐을 뿐 수업내용 등 구체적인 시간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재마저 학교에 있어 온라인 수업을 하더라도 동영상만 시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3학년 아이는 “오늘 체육수업을 운동장에서 처음으로 한다고 해서 기대했었다”며 “학원도 가지 말고 옛날처럼 집에만 있어야 하느냐”고 울먹이기 까지 했다.

또 1학년의 경우 담임교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해 맞벌이 부부는 읽을 동화책과 공책을 아이 책상에 펼쳐 놓았지만 현관문을 쉽게 나서지 못했다.

수차례 당부의 말을 하고 가까스로 출근 했지만 아이들이 “e학습터 아이디하고 비밀번호 입력했는데 접속이 안된다” “동영상이 틀어지지 않는다” “동생은 옛날 영상만 있다”고 수시로 전화해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오전 10시10분께 1학년용 새로운 영상이 게재돼 아이는 시청한 뒤 출석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6일부터는 축소등교를 하는 것으로 결정돼 외할머니에게 돌봄을 계속 부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걱정은 더욱 커졌다.

광주시교육청은 3일까지 등교를 중단하고 6일부터 15일까지 초·중학교는 재학생의 3분의 1, 고등학교는 3분의 2만 학교에 나올 수 있도록 등교 인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학부모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는 이날 “누구 엄마, 학원은 어떻게 할거야.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럽네. 태권도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 같아서 일단 보내지 않을려고” 등의 걱정 메시지로 가득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생활하니까 밝아졌고 집에와서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다시 집에 있어야 한다고 하니까 금새 얼굴빛이 어두워져 버렸다”며 “학원까지 가지말라고 하면 서운해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지금 상황은 모두가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어른들의 잘못이 아이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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