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 증상 쏙 닮은 코로나… 무더위 기승에 방역 새 걸림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2일 03시 00분


[코로나19 재확산 비상]고열-두통-피로감 등 외관상 비슷
코로나 검사로 제때 치료 못할수도… “고령자-만성질환자 외출 자제를”
리치웨이發 확진 116명으로 늘어… 방역당국 “매우 아슬아슬한 상황”

얼음조끼로 버티는 의료진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얼음조끼로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대구=뉴스1
얼음조끼로 버티는 의료진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얼음조끼로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대구=뉴스1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폭염 때 발생하는 온열질환의 일부 증세가 코로나19와 비슷할 뿐 아니라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 피해가 집중되는 양상도 같아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여름철 온열질환으로 건강상 피해를 볼 수 있는 계층이 코로나19 고위험군과 정확하게 겹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의 경우 기온이 높아지는 낮 시간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3밀(밀집, 밀폐, 밀접) 시설에서의 모임은 가능한 한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증가는 코로나19 방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온열질환에 걸리면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고열, 두통, 피로감,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만 놓고 보면 온열질환과 코로나19를 분명하게 감별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병으로 열이 나더라도 코로나19 감별을 해야 해 제때 진료를 받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곳곳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45명 가운데 지역감염 사례는 40명으로,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이달 들어 발생한 지역사회 감염 신규 확진자의 97%가 수도권 거주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최소 116명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확인된 인천 남동구 소재 예수말씀실천교회 관련 확진자 9명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로 재분류됐다. 교회 관련 확진자가 지난달 21일 리치웨이에 방문한 것이 확인되면서다. CJ대한통운 영등포지점에 근무하는 60대 남성 택배기사도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금천구 예수비전성결교회 모임에 참석했다. 환자는 8일과 9일 지점에서 근무했으며 10일 검사 당시엔 무증상이었다. CJ대한통운은 해당 지점을 즉시 폐쇄하고 지점 근무자 250여 명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경기 안양에서는 재가장기요양기관(방문요양) 센터장이 확진 판정을 받아 고령층 추가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격리 치료 중인 환자 수는 11일 현재 1017명이다. 지난달 14일 0시 기준 격리 치료 환자 수가 1000명 이하로 내려갔으나 이달 10일 1015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발 집단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발생하는 상황을 뒤늦게 발견하고 쫓아가고 있다”며 “현재 매우 아슬아슬하고 긴장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다른 지역과 인구 이동량도 많아 수도권발 감염이 언제든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대본은 수도권에 적용된 강화된 방역조치 연장 여부를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위은지 wizi@donga.com·강동웅·홍석호 기자
#코로나19#무더위#온열질환#고령자#만성질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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