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코로나가 모든걸 덮쳤어요” 한숨 커지는 상인들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13일 0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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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에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지하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0.5.12 © News1
인천 부평구에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지하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0.5.12 © News1
“이태원 코로나가 모든걸 덮쳤다. 정말 힘들어 미치겠다”

이른바 ‘이태원 쇼크’가 전국을 또 다시 코로나19 공포로 몰아 넣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지역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다.

인천 부평구 지하상가에서 옷을 팔고 있는 A씨(46·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매장에 내놓은 옷을 만지고 있었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지난 6일 부평 지하상가를 다녀갔다는 방역당국의 동선 발표 후 손님들이 발길을 끊었다.

문은 열었지만 손님들은 없었다. 간혹 상가 앞을 지나다 물건을 보고 가는 손님들이 목격됐지만, 머무르는 시간은 짧았다.

황금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손님들의 발길이 늘면서 이제 좀 손님들이 찾아오는가 싶었지만, 착각이었다. 이태원발 코로나가 모든것을 덮쳐 버렸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후 확진을 받은 20대 남성과 2차 감염된 20대 여성이 지하상가에서 물건을 샀다는 소문이 돌면서 부평역 지하상가를 찾는 손님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방역당국은 이들 확진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지하상가를 들른거라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시민들에게는 설득력이 없다.

불안한 마음에 시민들은 부평지하상가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 B씨(29)는 “평소에는 물건도 보면서 갈겸 지하상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을 듣고 지하상가로 가기가 꺼려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C씨(42·여)는 “신천지는 명단이라도 있었지만 이태원은 명단도 불특정이라 불안하다”며 “공기 순환이 잘 되지 않는 지하상가에서 젊은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지하상가를 안간다”고 말했다.

상인 A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 손님들이 옷도 사고 좀 좋아질까 싶었는데, 이태원 코로나가 모든걸 덮쳤다”며 “정말 힘들어 미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D씨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태원 클럽 간 걸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이 사태가 빨리 마무리 되길 바란다”며 “먹고 살려고 이렇게 발버둥 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상인 E씨는 “오늘은 얼마나 물건을 팔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시는 12일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와 관련해 검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중간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 503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마쳤으며 이중 7명은 확진, 496명은 음성이 나왔다. 258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검사를 마쳤거나 검사가 진행 중인 761명 중 최근 연휴기간 전후로 이태원 클럽 또는 주점을 방문한 사람은 429명이다. 이중에선 3명이 확진, 205명은 음성, 221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확진자 3명과 접촉한 사람은 52명이었으며 이중 4명이 확진됐다.

또 이태원을 방문한 교직원·원어민 강사는 44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13명은 음성, 31명은 검사 중이다. 확진자가 입원한 한 정신병원의 입원환자·의료진 236명이 검사를 받았고 전원 음성이 나왔다.

761명 중 340명은 자진해서 검사를 받았다. 자진 검사자는 당초 88명으로 부진했었다. 하지만 박남춘 시장이 지난 10일 이태원 소재 클럽 방문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행정명령을 내리자 340명으로 급증했다.

박남춘 시장은 이날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으니 이태원 클럽 방문자는 걱정 마시고 신속히 검사 받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2일 기준 인천 누적 확진자수는 총 107명이며, 이중 이태원 클럽발 누적 확진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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