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플레이’ 정신 잊은 인천시체육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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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회장, 부정선거 의혹 당선 무효… 他후보는 ‘정치권 개입’ 논란 일어
초대 민선 회장 선거 곳곳서 잡음
직무대행 체제… 24일 재선거 결정

인천시체육회 직원들이 남구 문학경기장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24일 인천시체육회장을 뽑는 재선거가 열릴 예정이다.
인천시체육회 직원들이 남구 문학경기장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24일 인천시체육회장을 뽑는 재선거가 열릴 예정이다.
인천시체육회가 회장선거를 둘러싼 논란으로 뒤숭숭하다. 새로 선출된 회장이 부정 선거운동으로 당선이 취소되는가 하면 다른 후보는 정치권의 선거개입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어서다.

지난해 1월 국회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 등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지난해까지는 인천시장이 당연직으로 회장을 맡아왔다. 1월 체육회 대의원 대상으로 치른 선거 결과 강인덕(62), 이규생(65), 김용모 후보(73) 등 3명의 출마자 가운데 강 후보가 177표를 얻어 회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강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면서 다수의 선거인과 체육계 관계자에게 음식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선거인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기부행위를 약속하거나 선거인들을 모집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국 인천시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를 벌인 결과 강 후보가 선거인 400명 중 100여 명을 대상으로 기부행위 제한 등 선거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강 후보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차점자와의 표차가 6표에 불과한 점을 들어 당선 무효 결정을 내렸다.

강 후보는 선관위의 결정에 불복해 ‘당선무효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회장 재선거는 중지된다.

이와 별도로 최근 시민단체가 각 지역 체육회장 선거에서 정치권 개입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첫 민선 인천시체육회장 선거가 규정 위반, 정치권의 부정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며 “체육회의 정상화를 위한 진실 규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장이 지난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인들에게 지지를 종용하는 등 선거과정에 개입했다는 고발이 접수된 상태다.

황규철 인천시체육회 부회장은 이런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달 회장 직무대행을 맡은 뒤 회장 선거를 24일 다시 치르기로 결정했다.

13, 14일 후보자 등록이 끝나면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후보자들은 기탁금 5000만 원을 내고, 선거에서 20%를 득표하지 못하면 기탁금은 체육회로 귀속된다.

황 회장 직무대행은 “공정하고 투명한 재선거를 치러 체육회가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시체육회#부정 선거#당선 취소#선거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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