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결국 백지화…환경부 ‘부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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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6일 14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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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재개 여부가 결정되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앞에서 오색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양양지역 주민들(왼쪽)과 오색 케이블과 설치를 반대하는 설악산 국립공원 지키기 국민행동 관계자들이 양측의 입장을 외치고 있다. 2017.10.25/뉴스1 © News1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재개 여부가 결정되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앞에서 오색 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양양지역 주민들(왼쪽)과 오색 케이블과 설치를 반대하는 설악산 국립공원 지키기 국민행동 관계자들이 양측의 입장을 외치고 있다. 2017.10.25/뉴스1 © News1
강원 양양군이 추진하는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이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결국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청장 박연재)은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설악산의 자연환경, 생태경관, 생물다양성 등에 미치는 영향과 설악산국립공원계획 변경 부대조건 이행방안 등을 검토한 결과 사업시행 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부동의’ 한다고 16일 밝혔다.

원주환경청이 검토한 환경영향평가 보완서는 지난 2016년 11월 동·식물상 현황 정밀조사, 공사·운영 시 환경 영향예측,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대책, 공원계획변경승인 부대조건 이행방안 등과 관련해 양양군에 요청한 것으로, 양양군은 2년 6개월의 보완 기간을 거쳐 지난 5월 환경청에 이를 제출했다.

원주환경청은 이 보완서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를 운영하고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생태원 등 전문 검토기관과 분야별 전문가의 검토 등 객관적·과학적 절차를 거쳐 협의 방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8월 구성했던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찬·반측 추천위원 2명을 추가해 총 14명으로 재구성하고 7회에 걸쳐 주요 쟁점을 논의한 결과 외부위원 12명 중 4명이 부동의, 4명이 보완 미흡, 4명이 조건부 동의에 표를 던졌다.

환경적인 영향을 우려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생태원 등 전문 검토기관과 분야별 전문가는 Δ사업시행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지 단편화 Δ보전가치 높은 식생의 훼손 Δ백두대간 핵심구역의 과도한 지형변화 등을 지적했다.

특히 사업예정지가 극상림·아고산대 식물군락, 식생보전Ⅰ·Ⅱ등급, 멸종위기종(13종)·천연기념물(6종)·희귀식물(26종)의 서식지·분포지로 확인됨에 따라 사업 시행시 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와 환경평가단계에서 검토 가능한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상부정류장 주변 식물보호대책, 탐방로 회피대책 등이 적정하게 수립되지 않아 자연환경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케이블카 운영 시 상부정류장 탑승객 체류와 발전기 소음 등 인위적 영향으로 이곳에 서식하는 산양의 이동로 단절 및 서식지 파편화, 희귀식물인 국화방망이·백작약 등의 영구적 훼손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환경성평가 관련 규정에 따른 현황조사, 영향예측, 저감방안 등이 적정하게 수립·제시되지 않았고 사업예정지가 백두대간·정맥에 대한 환경평가 가이드라인 등에 부합되지 않는 등 과도한 지형변화가 우려되는 등 계획 및 입지가 적정하지 않다고도 판단됐다.

원주환경청 관계자는 “사업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설악산의 자연환경, 생태경관 및 생물다양성 등에 미치는 영향, 설악산국립공원계획 변경 부대조건 이행 방안 등을 검토한 결과 사업 시행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려돼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이 사업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총평했다.

원주환경청이 이날 이같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사업시행주체인 양양군에 통보함에 따라 지역사회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양양군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환경영향평가법 제31조 규정에 따라 양양군은 이의가 있을 경우 이날로부터 90일 이내 환경부장관에게 협의내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 설치사업은 강원 양양군 서면 설악산국립공원 남설악 오색지구에 총 길이 3.5㎞의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으로, 상하부정류장, 노선, 지주 설치 등 면적은 7만7112㎡에 달한다.

(원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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