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시니어클럽 노인택배’ 눈에 띄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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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처리 꼼꼼하고 근무 성실도 높아 복지부 노인일자리사업 우수상 수상

대전 유성구 신탄진 K아파트 물류 집하장에서 노인들이 택배물을 분류하고 있다 . ‘나의 미소가 나의 얼굴’이라는 서비스 다짐 문구가 한쪽 벽에 붙어 있다. 대덕구시니어클럽 제공
대전 유성구 신탄진 K아파트 물류 집하장에서 노인들이 택배물을 분류하고 있다 . ‘나의 미소가 나의 얼굴’이라는 서비스 다짐 문구가 한쪽 벽에 붙어 있다. 대덕구시니어클럽 제공
대전 유성구 신탄진의 K아파트 내 택배 집하장. 노인들의 노후 정착을 지원하는 대덕구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이 집하장 노인들의 손길이 최근 더 바빠졌다. 통상 하루 처리물량이 600건 정도인데 추석이 다가오면서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택배일을 하는 노인 12명의 평균 연령은 69.5세로 맏형이 77세, 막내가 66세. 노인들에게 택배 일을 맡기니 장점이 많다. 우선 노인들은 오늘도 갈 곳이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우체국에서 정년 했다는 김윤환 씨(69)는 “일할 거리가 있고, 급여를 받을 수 있고, 건강을 챙길 수 있어 좋다”며 “주민들이 물건을 잘 받았다고 감사 인사를 건넬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기동력은 떨어지지만 일처리가 꼼꼼하고 근무 성실도가 높아 택배회사도 만족한다. 택배회사 관계자는 “젊은이들과는 달리 갑작스럽게 그만두거나 결근을 하는 일이 없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이들이 자주 바뀌는 외부 택배기사에 비해 익숙하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고 말한다.

대덕구시니어클럽은 차별화된 운영체계를 마련했다. 물류 처리와 고객 서비스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일부 노인에게 주민 응대를 전담하게 했다. 그 결과 택배물 분실 및 파손 사고가 크게 줄었고 주민들의 이용 만족도가 높아졌다. 또 전달된 택배물의 배달과 반송처리만 담당하던 업무 영역을 택배물 발송과 보관까지로 확대했다. 그렇다 보니 택배회사들이 일을 앞 다투어 맡기려 해 취급 물량이 늘어나고 노인 근로자의 수입도 늘었다. 이 집하장 노인들이 하루 평균 4시간 일하고 받는 월 급여는 평균 90만 원 안팎으로 대전지역 다른 지역 시니어클럽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다. 이런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대덕구시니어클럽은 보건복지부가 주는 노인일자리사업 시장형사업 우수상을 받았다. 부산과 충남 아산, 충북 청주 등지의 노인 일자리 취급 기관들은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온다. 김문규 대덕구시니어클럽 회장은 “택배회사들이 인근 다른 아파트의 택배도 우리에게 맡기겠다고 해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어르신들이 안정적이고 보람 있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사업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덕구시니어클럽 노인택배#노인일자리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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