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 시험문제 일부 유출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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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모의고사와 2개 문항 유사
금감원 “정답 처리… 檢 수사의뢰”

금융감독원이 6월 실시된 공인회계사(CPA) 2차 시험의 부정 출제 의혹을 조사한 결과 일부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해당 문제는 모두 정답으로 처리됐다.

금감원은 28일 이러한 내용의 CPA 2차 시험 부정 출제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차 시험의 회계감사 과목 문제 2개가 한 서울 소재 사립대의 모의고사에 이미 나온 문제와 유사하게 출제됐다는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출제위원인 현직 대학교수 A 씨는 출제위원으로 선정되기 전인 5월 2일, 해당 사립대에서 CPA 특강을 했고 CPA 모의고사도 출제한 B 씨로부터 모의고사 문제지를 카카오톡으로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시험에 나온 문제 2개가 이 대학 모의고사 문제와 형식과 내용에서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금감원에 “당시 본인이 출제위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간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려 B 씨에게서 자료를 수집했을 뿐”이라며 부정 출제 의혹을 부인했다. 금감원도 A 씨가 6월 출제장에 들어갈 때 이 모의고사 문제지를 소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A 씨가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는 등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금감원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문제가 된 2개 문항(총 3점)은 일단 전원 정답 처리했다. 금감원은 “전원 정답 처리 후에도 최종 합격자 수(1009명)에는 변화가 없고, 회계감사 과목의 부분 합격자는 10명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B 씨(전 출제위원)가 2018년 시험 결과 발표 전에 “내가 출제위원이었다”고 말하고 다닌 사실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B 씨가 비밀 유지 서약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대학에 징계를 의뢰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다음 시험부터 관리 방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수도권 대학에 편중된 출제위원의 선정 기준을 재정비하고 후보군을 확대한다. 검증 강화를 위해 2차 시험에 대한 이의신청제도 도입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공인회계사 시험#문제 유출#검찰#출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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