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장기 미제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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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3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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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장기 미제 사건인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이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재조명 됐다. 사건 당시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던 용의자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제보자의 진술과 대조해봤을 때 용의자의 당시 행적이 의심된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22일 방송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18년 전 발생한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의 제보자가 나타났다.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은 2001년 충북 영동군 악세서리 및 향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실종된 피해자가 가게 옆 공사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발견 당시 피해자의 손목은 절단된 상태였다.

당시 경찰은 공사현장 인부와 학교 친구 등 57명에 달하는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최초 시신 발견자인 공사장 작업반장을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용의선상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2014년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이 방영된 이후 그날을 기억하는 제보자가 등장했다. 사건 당시 10세였다는 제보자는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남성에 대해 언급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당시 그 남성은 가게에서 일하는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여성은 남성과 함께 가게 밖으로 나와 사라졌다. 남성은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고, 등산 가방을 메고 있었다.

제보자는 두 사람이 사라진 뒤 여자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조금 센 비명 소린데 중간에 끊기는 소리였다”며 “그 남자가 검은 봉지를 들고 다시 나타난 걸 봤다. 라면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었다. 동그랗고 납작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검은 봉지 안에 피해자의 손목이 들어 있었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

당시 경찰의 수사 기록을 입수한 제작진은 제보자가 언급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를 만났다. 당시 공사 현장 인부로 일했던 용의자는 사건 당일 눈을 다쳐 고향으로 간다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따라서 경찰 조사도 받지 않았다.

용의자는 제작진에게 사건 당일 등산 가방을 메고 있었다고 말했다. “90kg정도 나가서 겨울에도 그리 두껍게 (입고) 안 다닌다”고도 했다. 제보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부분.

용의자는 여고생을 죽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의 입술 옆이 떨렸다. 제작진이 강간 목적이라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강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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