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6일째…거듭된 사과에도 성난 주민들 실력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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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4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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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하 부시장 “수질피해 고통 당한 주민께 죄송”
서구 주민, 국민청원 이어 인천시 규탄 기자회견

자료 사진©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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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적수사태 국민청원 게시글.© 뉴스1
인천 서구 적수사태 국민청원 게시글.© 뉴스1
인천시가 서구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했으나 피해주민들은 시를 ‘못 믿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준하 시 행정부시장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서구지역에 발생한 수질피해로 고통을 받고 있는 서구 주민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신속한 복구 및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박 부시장의 사과는 박남춘 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시장은 지난 3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로 불편과 걱정을 끼친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피해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어 상수도본부와 관련 부서에는 “이번처럼 주민 혼란과 불안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한 바 있다.

서구 적수 사태는 가정으로 공급되는 수돗물의 수압이 갑자기 상승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이 3년마다 받는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자 대규모 단수사태를 막기 위해 팔당취수장 물을 평소(50만톤)의 2배(100만톤)로 끌어와 각 가정에 공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압이 급상승했고 높아진 수압에 의해 노후 수도관에 붙어 있던 녹 등 이물질이 떨어져 수도관을 타고 가정으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서구 당하·검암동 8500세대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상당수 세대는 간접피해를 당했다. 또 초등학교 4개교, 중학교 2개교에서 급식이 중단됐다.

적수는 이날까지도 해소되지 않은 채 6일간 지속되고 있어 주민들의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즉각 대책본부를 구성해 주민들에게 먹는 수돗물 ‘미추홀참물’ 28만3000병을 공급하고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를 지원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또 전문가, 시민 등 15명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현장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시의 이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원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상수도본부가 실시한 수질검사에서 주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상수도본부는 지난 2일 주민들이 의뢰한 수질검사 57건에 대해서도 모두 ‘적합’ 판정을 내렸다. 적수가 여전히 나오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수질검사가 적합으로 나온 것이다.

주민들은 분노했고 관련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 3일 올라온 청원에는 4일 오전 10시 기준 1만6000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했다.

주민들은 단체행동에도 나선 상태다.

주민들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구 50만 주민들이 적수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수도본부는 ‘수질검사가 적합하니 적수를 마셔도 된다’고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철저한 원인규명과 주민들이 납득할만한 대책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구 주민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너나들이 검단+검암맘’과 ‘검단주민총연합회’, 시민단체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 등 회원 100여명이 참여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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