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첨단기술 중국에 빼돌린 중소기업 직원 재판에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10일 12시 43분


코멘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자동제어해 깎는 기술 유출
공범인 중국 경쟁업체 대표·영업책임자는 기소중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News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News1
스마트폰 액정 디스플레이를 원하는 두께까지 자동 제어해 깎을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빼돌린 국내 중소기업 직원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조용한)는 10일 국내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 A사의 전 직원 안모씨(남·49)를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공범인 중국 경쟁업체 B사 대표 중국인 황모씨와 영업책임자 조선족 중국인 진모씨에 대해선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중국에 있어 기소중지 처분했다.

2013년 5월~2016년 4월 A사에 근무한 안씨와 진씨는 A사의 스마트폰 액정 디스플레이 소재를 원하는 두께까지 정확히 깎는 식각기술을 자동 제어하는 ‘실시간 습식 식각 장비 제어기술’ 일체를 B사에 빼돌려 함께 영업하기로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퇴사 시 이 기술과 관련한 소스코드 일체를 USB에 담아 나와 B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책임자로 일하면서 유사 소스코드를 여러개 만들어 최근까지 B사에 넘겨주고, 진씨는 영업책임자로 일하면서 B사 이익의 일정 부분을 각각 분배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식각은 보통 불산용액이 위에서 분사돼 유리를 깎는 방식이 사용돼 불산용액과 빛의 반사로 유리 두께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고 중간에 유리를 꺼내 두께를 수동 확인할 수밖에 없어 이로 인한 인건비 증가와 과식각으로 인한 재료 폐기, 환경폐수 발생 등 단점이 있었다.

A사는 오랜 기간 연구와 투자로 식각과정에서 식각장비와 실시간 통신을 통해 유리 두께가 설정된 목표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식각을 종료하도록 제어하는 기술을 2012년 10월 세계 최초로 개발, 이 기술을 고도화해 양산하기 위해 연구개발 과정에서 2013년 5월 안씨를 채용했다.

B사는 최근 LCD와 OLED 시장 급팽창으로 호황 중인 중국 식각업체에 이 기술이 적용된 장비를 저가에 다량 제조·판매했고 중국 시장을 타겟으로 이 기술을 개발한 A사는 B사의 저가 공세에 밀려 최근 연거푸 수주에 실패, 회사사정이 크게 악화됐다.

검찰 관계자는 “보안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국내 중소기업의 첨단기술이 중국에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관기관과의 협조 강화와 수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기술유출 범행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