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그것도 ‘장기 실종’된 사람만을 찾는 경찰관들이 있다. 지난 2016년 각 지방 경찰청에서 발족한 ‘장기실종전담팀’이다.
이들은 실종신고가 들어온 지 최소 1년 이상 된 사건만을 맡는다. ‘실종 신고’가 1년 이상일 뿐이지 지난 20~30년간 실종된 사람(평균 27년)들이 대부분이다. 사실상 일선 경찰서에서 찾기를 포기한 미제 사건만 전담팀에게 배정된다.
긴 시간 동안 종적이 묘연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30년 전에 잃어버린 자녀를 찾아달라”는 말에는 숨이 턱 막히기도 한다. 지금처럼 폐쇄회로(CC)TV가 골목 구석구석 있는 것도, 아이가 지문 등록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 전파력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던 옛날 일이다. 무슨 수로 이들을 찾을 수 있을까.
하지만 실종자의 가족들은 이들만을 바라보고 있다. 말이 실종 ‘아동·청소년’이지, 실종자들이 살아 있다면 중년의 나이다. 이미 백발이 성성한 실종자의 부모들은 “죽기 전에 자식 얼굴을 보고 싶다”며 고개를 숙인다. 전담팀은 이들의 마지막 희망을 지키는 ‘보루’다.
◇실종신고 1년 이상 장기 사건만 맡아…‘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18일 <뉴스1>이 방문한 서울지방경찰청 장기실종전담팀 사무실은 직원들이 자리에 없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전담팀 팀장인 이현수 경감이 홀로 나와 “업무 특성상 외근이 많다”며 취재진을 반겼다.
전담팀은 2016년 ‘부천 여중생’ 사건, ‘평택 원영이’ 사건 등 연달아 발생한 실종 사망사건으로 장기실종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대두되자 지난 2016년 3월 지방경찰청 산하 팀으로 신설됐다.
전담팀은 일선 경찰서에서 1년간 추적활동을 해 찾지 못한 아동, 장애인 실종사건을 이관 받아 수사를 한다. 현재 약 100건의 실종 사건이 전담팀에 배정돼 있다. 수십년 전 잃어버린 자녀들, 혹은 모두가 어려웠을 때 어쩔 수 없이 고아원에 맡긴 자녀·가족을 찾아달라고 신고한 건들이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나 다름없다.
현재 서울청 산하 전담팀에는 이현수 팀장을 포함해 강성우, 박영성, 윤종천, 조아영, 이수영 수사관 등 총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팀장은 1996년부터 주로 형사, 여성청소년(여청) 분야에서 22년째 수사업무를 해온 베테랑 수사관이다. 팀원들 역시 여청, 형사, 수사 부서에서 업무를 해온 경력직 수사관들이다.
이 팀장은 “어렸을 때 (자녀를)잃어버리면 자녀들이 자신의 이름을 기억 못하고, 입양기관에서 새로운 이름을 받아 찾기가 어려워진다”며 “실종 후 30~40년이 지나고 실종 당사자들이 부모를 찾고 싶어 한국 중앙입양기관에 직접 DNA를 내면 미리 수집한 부모 DNA와 맞춰봐서 찾는 경우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실종사건은 발생시간이 많이 지나 CCTV 등 추적단서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 실종자들도 실제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몰라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어 명의자 수사(통신, 교통카드 등)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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