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고민하던 노무현에 출마 권유했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8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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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노무현과 바보들' 영화 시사회 참석
"우리 현대사에서 굵고 통 큰 정치 한 분"
"확실한 신념이 강건하게 뒷받침 돼 있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 “서울시장을 하시겠다고 해서 내가 ‘어글리 서울 100’이란 제목으로 서울의 어둡고 잘못된 100가지를 바꾸는 책을 한번 쓰시고 그걸 내걸고 출마하면 어떠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박 시장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개봉하는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시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종로 국회의원이었던 노 전 대통령이 아마 그대로 했으면 종로에서 한번 더 국회의원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부산(북·강서을)으로 가시더니 장렬하게 전사했다”며 “서울 종로라는 게 보통 정치인에게 얼마나 좋고 중요한 선거구냐. 그걸 딱 버리고 부산으로 가는 담대함과 용기, 역사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사실 참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님은 동시대인이고 나하고는 친한 편이었다. 같은 인권변호사로 일했다. 문성근씨가 처음에 찾아와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해보면 어떠냐고 했었다”며 “우리는 그때부터 초정파적인 시민운동, 즉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는 게 아니고 굉장히 공정하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운동을 한다고 해서 사실 함께 하진 않았다. 그런데 노사모는 시민운동보다도 훨씬 파급효과가 큰, 권력 그 자체를 바꾸는 운동이 됐다”고 회고했다.

박 시장은 자신과 노 전 대통령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오늘 영화를 보면서 역시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우리 현대사에서 굵고 통 큰 정치를 한 분이라 생각했다. 본인의 확고한 역사인식과 국가를 어떻게 바꾸겠다고 하는 확실한 신념이 아주 강건하게 뒷받침돼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다시 했다”며 “거기에 비하면 나는 부족한 게 많다. 잘 아시다시피 디테일하고, 감성적이다. 물론 장단점이 서로 있지만 많이 배우고 다시한번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비하면 저같은 사람은 훨씬 더 섬세하고 약해보인다”며 “노 대통령은 노사모 같은 강력한 지지 집단을 만드는데 나는 뭐든지 합리적으로 좋게 좋게 잘 조정하고 끌고 가니까 너무나 상식적인 사람들이 (주변에) 온다. 이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역사마다 서로 다른 리더십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여러 리더들의 시련이 있지 않았나”라며 “(우리 사회가) 그런 리더십을 경험하고 판단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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