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의 고장 공주에 국립국악원 분원 설치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공주시, 정부에 제안서 제출 계획… 고마센터 주변에 공연장 등 갖춰
유치위원회 현판식 갖고 서명운동… 일자리 창출 등 시너지 효과 기대

충남 공주시 봉황로의 ‘충남중고제판소리 진흥원’에서 시민들이 충청의 소리인 중고제를 익히고 있다. 시는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판소리 진흥원을 지난달 개원했다. 공주시 제공
충남 공주시 봉황로의 ‘충남중고제판소리 진흥원’에서 시민들이 충청의 소리인 중고제를 익히고 있다. 시는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판소리 진흥원을 지난달 개원했다. 공주시 제공
명창 박동진을 배출한 충남 공주시가 국립국악원 중부분원(가칭 국립충청국악원) 유치 제안서를 16일 국립국악원에 제출한다.

시는 “올해 초 중부분원 유치 출사표를 낸 뒤 전문가와 시민 여론을 수렴한 결과 공주가 최적지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며 국립국악원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충남도에도 제안서를 낼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제안서는 고마센터 주변 1만8000m²에 대·소공연장과 연습실, 전시관 등을 갖춘 분원 건립의 구체적인 계획도 담았다.

○ 명인의 고장, 중고제의 중심지

김정섭 공주시장은 1월 언론브리핑에서 “백제의 왕도인 공주는 조선후기까지 충청감영이 위치했던 중부권 정치·경제·예술·문화·교육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중부권 소리꾼들이 성장하고 활동했던 중고제의 고장이기도 하다”고 분원 유치 계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충청의 소리인 ‘중고제’는 판소리 3대 유파의 하나다. 일제강점기까지 심정순 이동백 김창룡 등 걸출한 명창을 배출하면서 전국 판소리 판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서편제와 동편제에 밀리면서 점차 명맥이 끊어져 지금은 본고장인 충청지역에서조차 생소한 실정이다. 무형문화재 전문위원인 최혜진 목원대 교수는 “현재 지역 국악계에서는 중고제 부활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공주에 국악원 분원이 설치되면 충청 전통예술의 정통성이 확립되고 사라져가는 중고제와 백제음악이 복원돼 전승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안서는 공주가 민속·문화·예술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도 제시했다. “제비몰러 나간다”로 잘 알려진 박동진 명창의 판소리 전수관은 국악 명소로 부상했다. ‘박동진 명창·명고대회’는 올해 20회를 맞는다. 백제 미마지 춤과 음악, 공주아리랑 등이 면면히 전해 내려오고 있고 충남연정국악원이 국악의 저변을 확산시키고 있다.

○ ‘문화예술 균형발전’ 최적지

제안서는 문화예술 균형발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재 국악원 분원이 부산과 전남 진도, 전북 남원에 설립돼 있기 때문이다.

공주에서는 국악원 분원 유치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시는 4일 국악계 아이돌인 남상일을 국립충청국악원 홍보대사로 위촉한 데 이어 22일에는 ‘백제기악 학술연구 세미나’, 내달 5일에는 ‘국립충청국악원 유치기원 국악콘서트’를 연다.

시는 앞서 지난달 충남중고제판소리진흥원을 열어 중고제 판소리 강좌를 시작했다. 또 국립충청국악원 유치위원회 현판식을 갖고 10만인 서명운동도 시작해 시민의 유치 열기에 불을 붙였다.

최덕근 시 문화체육과장은 “국악원 분원이 유치되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마곡사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 전통예술 일자리 창출 등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시민과 더불어 국립충청국악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공주시#국립국악원 분원#판소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