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사업’ 애착 로버트 할리 노력 한순간에…광주외국인학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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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9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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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마약 투약 혐의로 긴급 체포된 방송인 로버트 할리 씨(한국명 하일)는 1990년대 말부터 교육 사업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로버트 할리 씨는 지난 1999년 아내의 본가가 있는 광주광역시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해 운영해 왔다.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전 연령을 다루고 있다. 현재 할리 씨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고 부인이 행정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할리 씨는 2001에 전북 전주에도 전북외국인학교 설립했으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또 부산외국어대 객원교수, 영어교육상품 모델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할리 씨는 웨스트버지니아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 국내에서 국제 변호사로 활동했다.

할리 씨는 자신이 교육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따돌림으로 상처받은 아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6년 11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아들이 한국에서 1~2년 동안 학교를 다니다가 차별과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 아들 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많이 하다가 다른 친구하고 얘기를 하면서 외국인학교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0년 8월 광주시 교육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이 학교는 정원 350명으로 인가 났으나 현재는 41명이 재학중이다. 내국인이 14명, 외국인이 27명이다. 교사는 16명이다. 초·중·고 과정을 통합 운영하지만 학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정기감사 대상은 아니며, 1년에 한 번 정기 실태점검을 받는다. 총 사업비 86억원이 투입돼 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지구에 세워졌다. 내국인 비율은 5∼6년전까지만 하더라도 80%에 육박했으나, 교육부 규정 위반 논란으로 현재는 내국인 비율이 34%로 줄었다.

이번에 할리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되면서 광주외국인학교 교사가 지난해 대마초 밀매 혐의로 구속됐던 사건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광주지검 강력부는 대마를 밀수입한 혐의로 이 학교 미국인 교사 A 씨(33)를 구속한 바 있다. A 씨는 미국에서 국제 우편으로 대마 1.2㎏, 2500 여명이 한꺼번에 흡연할 수 있는 양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았다.

이 일이 재조명 받으면서 할리 씨와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광주외국인학교 측은 “이야기해 줄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1년새 교사와 이사장이 마약 혐의로 연달아 체포 되면서 학교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학교는 교육 당국이 인가만 내줫을 뿐 감사 대상도, 보조금 지원 대상도 아니어서 이사장의 일탈로 인가를 취소할 뚜렷한 규정 등은 없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로버트 할리 씨는 지난달 중순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주차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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