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돼지열병’ 뭐길래? 정부 담화문까지 발표한 이유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9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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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발생 후 주변국 확산 국내유입 가능성
‘한번 뚫리면 끝장’ 방역 과해도 좋다 분위기 형성

지난 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세종 영상으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4.4/뉴스1DB
지난 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세종 영상으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4.4/뉴스1DB
정부가 9일 국내 6300여개 양돈 농가에 방역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국경 검역 탐지견도 중국 등 주변국 항공·선박 노선에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국민들에겐 중국·베트남·몽골 등을 여행한 후 돌아올 때 축산물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도록 했고, 농가에는 남은 음식물 대신 일반 사료를 돼지 먹이로 줄 것을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요청했다.

정부가 이날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은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 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SF 바이러스는 돼지에만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감염되면 치사율이 매우 높고 현재로선 치료법이나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게는 감염되지 않지만 만약 국내로 유입될 경우 우리 양돈산업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돼지 사육 농가 입장에선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주로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던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 주변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지역 4개 나라의 발생 건수는 중국 112건, 몽골 11건, 베트남 211건, 캄보디아 1건 등 모두 335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제주공항으로 입국하던 중국인 여행객의 돼지고기 소시지에서 검출된 적도 있다.

정부는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외교부, 행정안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등 10개 부처 합동으로 담화문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유입예방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담화문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차단을 위해 정부가 국경 검역과 차단 방역을 대폭 강화할테니 국민들과 양돈 농가들이 적극 호응해 달라는 정부 메시지가 담겼다.

앞서 지난 4일에도 정부는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범부처 ASF 예방관리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검역·방역 강화 조치를 논의한 바 있다.

정부가 이처럼 지나치다 싶을 만큼 유입 차단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처럼 ‘한번 뚫리면 끝장’이라는 절박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안팎에서도 가축전염병 사전 예방을 위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방역 조치를 취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담화문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발생 시 양돈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므로, 정부는 관계부처와 협력해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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