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남-송경례-진금수 이장… 특유의 섬세함으로 마을살림 척척
대청소 등 궂은일 도맡아 화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마을을 이끌고 있는 양양군의 여성 이장 삼총사. 왼쪽부터 양양읍 남문3리 최선남 이장, 현북면 원일전리 진금수 이장, 현남면 입암리 송경례 이장. 양양군 제공
“이장으로서 어르신들이 불편 없이 생활하고, 마을 살림을 꼼꼼하고 투명하게 일구는 것이 큰 보람이자 행복입니다.”
강원 양양군 양양읍 남문3리 최선남 이장(54)은 양양읍의 첫 여성 이장이다. 지난해 12월 남성 후보와 표 대결까지 가는 승부 끝에 선출됐다. 올 1월부터 임기가 시작돼 내년 말까지 2년 동안 이장직을 수행한다.
최 이장은 양양군 6개 읍면 124개 리 가운데 3명뿐인 여성 이장 가운데 1명이다. 나머지 주인공은 현남면 입암리 송경례 이장(57)과 현북면 원일전리 진금수 이장(65). 양양군은 이들 여성 이장 삼총사가 마을 어르신들과 일상을 함께하면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해 마을 발전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 이장은 이장 취임과 함께 깨끗한 남문3리 만들기에 나섰다. 마을이 읍 중심에 있는 데다 상가도 적지 않은 지역이어서 외부인의 왕래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최 이장은 지난달 5일 첫 마을 대청소를 실시했다.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대청소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청소가 처음이라 주민 참여가 적을까 걱정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많은 약 30명의 주민이 호응했다. 오전 7시부터 2시간가량 마을 곳곳을 쓸고 닦고, 쓰레기를 모아 버렸다. 최 이장은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매월 한 차례 대청소를 할 계획이다.
최 이장의 장기 계획은 남문3리를 다른 마을과 차별되는 특화마을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양군이 운영하는 도시재생대학에 등록해 매주 한 차례 수업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으며 남문3리만의 독특한 테마를 선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맏언니격인 원일전리 진 이장은 2008년에 이어 2013년 다시 이장을 맡아 마을 살림을 이끌고 있다. 한옥 체험촌 조성을 주도해 단체 방문객들의 하계 수련회 장소로 제공함으로써 마을 소득증대 사업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이장은 추진 중인 사업들을 임기 내 잘 마무리하고 마을일에서 물러날 생각을 갖고 있다.
입암리 송 이장 역시 8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이다. 투표를 통해 선출돼 2012년부터 2년 동안 이장직을 수행한 이후 주민들의 지지 속에 연거푸 세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송 이장은 87가구 130여 명이 살고 있는 입암리에서 젊은 일꾼으로 통한다. 대개의 시골 마을이 그렇듯 입암리도 주민 가운데 절반이 넘는 87명이 노인이기 때문이다.
고령자가 많다 보니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도 어르신 복지다. 그동안 군의 지원을 받아 ‘마을 목욕탕’과 ‘건강 체력 단련실’을 만들었다. 2014년과 지난해 각각 문을 연 이 시설은 어르신들이 즐겨 이용하는 마을 명소가 됐다.
송 이장은 “힘들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보람도 크다”며 “올해는 상수도가 안 들어가는 집에 상수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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