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학생 추락사’ 폭행 목격자 “피가 물처럼 흘러…피 묻은 패딩 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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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9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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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실화탐사대’
사진=MBC ‘실화탐사대’
지난 13일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 A 군(14)이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건 당일 이들과 함께 있었다는 학생들은 “A의 코와 입에서 피 같은 게 물처럼 흘렀다”며 A 군이 숨지기 전 일어났던 폭행 상황에 대해 밝혔다.

사건 당일 새벽 1차 폭행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여학생 2명은 2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 증언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으나, 이후 장소를 이동하던 중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며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속에는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흰색 패딩 점퍼를 입은 A 군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들은 가해 학생들이 A 군을 넘어뜨린 다음 A 군이 입고 있던 패딩 점퍼를 잡고 끌고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근 가게에 설치된 CCTV에서도 가해 학생들이 A 군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가해 학생들이 A 군을 데리고 간 곳은 공원이었고, 이 곳에서 한 차례 폭행이 일어났다고 여학생들은 말했다.

이들은 “여기서 A가 (가해 학생들에게)다리가 걸려서 한 10번 넘어지고, 무릎이 꿇려지고, 뺨을 맞고 저기까지 날아갔다”며 “A가 살려달라고 무릎 꿇고 비는데도 애들이 계속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A가) 살려달라고 20~30번은 한 것 같다. 맞을 때 마다 ‘한번만 살려달라’고 했다. (한 가해 학생은)‘나는 이럴 때가 제일 재밌더라’ 이러더라”며 “(가해 학생들끼리) A를 가지고 ‘내가 뺨 한대만 때리게 해주라’ 이러면서 누가 때릴지 싸우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의) 코랑 입에서 피 같은 게 그냥 완전 뚝뚝 흘렀다. (피가) 물처럼 흘렀다”며 당시 가해 학생들의 폭행 정도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A 군에게 도망가라고 한 뒤 가해 학생들을 붙잡고 있기도 했지만, A 군이 도망치자 가해 학생들이 그 뒤를 쫓아갔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가해 학생들이 폭행 증거를 없애기 위해 곳곳에 피가 묻은 A 군의 패딩 점퍼를 불에 태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2시경 연수구의 한 PC방에서 인터넷게임을 하던 A 군은 인근 공원으로 불려가 약 2시간 동안 또래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20분경 가해 학생들은 ‘전자담배를 돌려주겠다’며 A 군을 다시 불러내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가 집단 폭행했고, A 군은 이날 오후 6시 40분경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23일 상해치사 및 공동공갈, 공동상해 혐의로 B군(14) 등 남학생 3명과 여학생(16) 1명 등 중학생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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