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에서 불법 음란물 유통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양 회장이 실소유주인 웹하드 업체를 통해 몰래카메라 영상이 유포돼 고통을 겪었다는 피해자 인터뷰가 공개됐다.
2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양 회장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편에서 제작진은 2000억 원대 자산가, 세계 최대 이족보행 로봇 개발자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양진호 회장의 웹하드 제국, 검은 돈의 비밀을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양 회장이 실소유주인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를 통해 자신의 몰래카메라 영상이 유포돼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는 임지영 씨(가명)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임 씨는 “이런 일을 겪으니까 자꾸 누가 쳐다보는 것 같다. 길거리를 지나가도 누가 쳐다보는 것 같고 집에 있어도 창문 열어 놓으면 누가 훔쳐볼 것 같고 그러면 커튼을 치게 되고 숨어 있게 되고 계속 숨어 지내게 되는 것 같다. 부모님한테 이야기를 못했다. 아직도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거기(위디스크)서 ‘OO몰카’ 이런 식으로 검색하니까 페이지가 뜨더니 엄청 많이 나왔던 것 같다. 내가 거기서 본 것만 해도 꽤 된다. 070 광고 자막 같은 게 막 뜨고 거기로 전화를 걸면 성인물로 연결되는 것 같았다”며 “직장도 그만뒀다. 사람 만나는 것도 무섭고 하니까 ‘난 당연히 결혼도 못하겠지? 이제 끝이다. 난 죽겠구나 그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들고 사람이 죽으면 유작이라고 하는데 내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무서웠다. 부모님에게 ‘네 딸 어디서 봤다’ 그럴 것 같아 좀 무섭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임 씨는 “어떻게 지금까지 조용히 지나갔지? 왜 이제 밝혀질까?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면 이 사람이 별짓을 다했구나, 그냥 뻔하다 이런 생각이 든다”며 “근데 이렇게 잘 살 줄은 나도 몰랐다. 그 사람은 잘 먹고 잘 산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억울하고 너무 욕하고 싶다. 날 팔아 그렇게 잘 살았나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위디스크 전 직원은 양 회장이 몰카 동영상 불법 업로더들에게 출금해줘야 하는 돈도 아까워하며 직원들에게 업로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직 직원은 양진호 회장과 일할 당시 필리핀에서 근무했다고 밝히며 “불법 영상을 올리라고 했는데 난 할 수 없다고 해 잘렸다. 지시를 내린 건 양진호 회장이었다”며 “양진호 회장 뉴스 나오고 나서는 밖에 나가기도 겁난다. 의도치 않게 피해자인데 나처럼 피의자로 바뀐 사람도 몇 명 있다. 늘 직원들한테 그런 이야기도 했다. ‘너희는 열심히 해 돈을 벌어. 난 그 돈을 쓸 테니’라고 했다. 아예 (위법 행위를) 못하게끔 지금까지 모아온 재산 같은 걸 몰수해 좋은 일에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편 양 회장은 2015년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사무실에서 퇴직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최근 공개된 데 이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온갖 엽기적인 행각이 폭로돼 공분을 일으켰다.
경찰은 양 회장을 정보통신망법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 혐의로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면서 불법 촬영된 음란물 등 5만2000여 건과 저작권 영상 등 230여 건을 유포해 약 7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음란물 가운데에는 몰래카메라와 일명 ‘리벤지포르노’(연인 간 복수 목적으로 촬영된 영상물) 등 개인 간 성적영상물도 100여건 포함됐다. 이들 개인 간 성적영상물의 피해자들은 모두 삭제를 요청했지만 양 회장의 웹하드 업체에서 버젓이 유통됐다.
양 회장은 헤비업로더들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필터링 업체까지 소유, 이러한 음란물 유통을 사실상 주도한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또 양 회장은 2010년 가을 회사를 그만둔다는 이유 등으로 전직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직원 3명을 폭행한 혐의와 2015년 가을 홍천 연수원에서 임직원 8명과 대마초를 나눠 피운 혐의 등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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