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사관이 다단계-불법대부업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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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생범죄 수사에 도입”… 석달간 시범운용 결과 성과 높아

서울시는 22일 불법 대부업이나 다단계 판매 같은 민생범죄 수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수사관들이 일일이 온라인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검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기존 단속에 비해 효율성이 높아져 범죄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가 도입하려는 AI 수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는 온라인 콘텐츠 가운데 불법성이 의심되는 글과 이미지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빅데이터 기술을 기본으로 한다. 그 다음 불법 게시물에서 자주 발견되는 패턴 등을 AI에 학습시켜 불법 게시물을 빠르게 걸러내는 게 핵심이다.

최근 불법 대부업, 다단계 판매 등을 유인하는 광고는 주로 한글을 파괴하거나 은어, 신조어, 기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키워드 검색을 통한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무이자 대출’을 ‘무ㅇiㅈr 머출’로 표기하는 식이다. 대출을 머출로 쓰는 것은 자·모음의 시각적 유사성을 이용해 비슷하게 표기하는 속칭 ‘야민정음(온라인 야구 사이트에서 유래했다는 의미로 붙여짐)’ 유행의 영향을 받았다.

야민정음 신조어들을 찾아낸 것은 5월부터 7월까지 서울시가 실시한 AI 수사 시범사업을 통해서다. 서울시는 불법 다단계·방문판매 분야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였다. 시범사업에서 AI 알고리즘은 실제 정답 대비 82%의 정확도로 불법 콘텐츠를 분류했다. 서울시는 불법 콘텐츠 분류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연말까지 불법 대부업, 다단계, 부동산 불법 거래, 상표권 침해행위 등에 우선적으로 AI 기술을 적용하고 내년부터 적용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ai#수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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