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기지 대원 17명, “투표하게 해주세요”

  • 동아일보

靑에 공직선거법 개정 국민청원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극지연구소 연구대원이 ‘우리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며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렸다.

청원자는 홍순규 대장(극지연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제31차 남극세종기지 월동연구대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올해 12월 16일까지 세종기지에 머무는데, 6·13지방선거 당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투표를 하지 못한 이유는 이들이 칠레 재외국민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재외투표는 국외 부재자신고를 한 뒤 가까운 공관을 찾아 투표하면 되지만 극지연구소에서 칠레 공관까지 가려면 비행기와 보트, 차량을 갈아타야 한다.

대안으로 남극에 직접 투표소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국내법은 국외 투표소 설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9대 대선의 경우 해외 공관 외에 추가 투표소가 설치된 지역은 29곳뿐이다. 주로 재외국민 수가 4만 명을 초과하는 지역이거나, 레바논 동명부대 등 해외파병부대가 있는 곳이다. 상주 인원 17명이 1년 단위로 거주하고 있는 남극기지는 재외투표소 설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남극에 추가 투표소를 설치하는 일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남극기지#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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