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과거-미래 잇는 도시로 만든다

  • 동아일보

경주시 도시 재생 사업 추진
2025년까지 궁궐-전각 등 복원… 옛모습 보존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

경북 경주시가 4월부터 천년고도의 정체성을 살리는 도시 재생을 추진한다. 북천(왼쪽)과 형산강이 만나는 성건동 일대의 도심 전경.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가 4월부터 천년고도의 정체성을 살리는 도시 재생을 추진한다. 북천(왼쪽)과 형산강이 만나는 성건동 일대의 도심 전경.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가 천년고도의 역사적 가치와 정체성을 담은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한다. 이달 안에 미래 경관 비전과 전략을 담은 종합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는 현재 도시 재생 콘텐츠 개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며 부서별 사업 연계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시 재생 추진 전담부서를 가동했다. 조만간 도시 재생 지원센터도 구성할 계획이다.

경주는 신라에서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상을 보여주는 역사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 개발과 구도심의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옛 모습을 보존하고 관리, 활용하는 방안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경주시는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특색 있는 경관을 창출하는 도시 재생에 힘을 쏟고 있다. 문화재 지정으로 인해 시민들의 재산권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에서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을 갖춘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경관 재정비 지역을 역사문화와 전원생활, 자연생태, 해안 및 미래 산업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추진한다. 녹지와 수변, 도로, 중심시가지 등 4개 중심축을 정하고 경주를 대표하는 자연자원과 관광지를 연계하는 가이드라인(기준)을 세웠다. 경관의 관리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주읍성과 버스터미널, 양남주상절리, 행정복합타운, 외동산업단지 등 5개를 중점관리구역으로 정했다.

이 밖에 기본 경관 계획은 산업단지와 낡은 건물 같은 경관을 해치는 관리시설부터 각종 건축물, 공원, 광장, 공공시설, 야간 경관 등 요소별 사업 추진 기준을 담을 계획이다. 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경관 협정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 실행 방침도 정한다.

경주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문화제 복원도 도시 재생과 연계해 사업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경주 도심은 세계적 역사문화 자원과 천혜의 자연 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도심 공동화와 농어촌 난개발 같은 취약 요소와 도시 고도제한, 광역교통체계 변화로 인한 빨대효과(도시유출) 등 위기 요소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는 도시 경관의 미래상을 과거와 미래를 잇는 문화융성도시, 활기 넘치는 생태관광도시로 제시했다. 역사와 문화 가치를 반영한 도시 재생 기준을 마련하고 도심 활성화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시는 신라 왕경(王京·옛 서라벌의 중심부) 핵심 유적 복원에 힘을 쏟고 있다. 2025년까지 궁궐과 전각 등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이 사업은 경주의 모습을 바꾸고 도시 위상과 관광 가치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주시는 2014년부터 도시 재생의 기초인 안전 도시 만들기를 시작했다. 셉테드(CPTED·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설계)를 활용해 범죄 사각지대를 줄이는 한편 낡은 골목과 담장, 벽면 등을 쾌적한 공간으로 정비하고 있다. 석장동 여성안심구역은 정부 합동 평가에서 셉테드 적용부문 우수 사례로 꼽혔다. 올해는 경주역 주변 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골목길 벽화와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외국인 안심거리를 조성한다.

도시 거리 문화와 이미지를 창조하는 간판 재정비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14개 거리, 834개 업소의 간판을 역사 문화 도시와 어울리도록 정비했다. 올해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경주역 삼거리에서 팔우정 삼거리까지 약 350m 구간의 간판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한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새로운 천년을 여는 경주의 새 얼굴을 하나씩 완성해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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