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한민족 역사찾기 프로그램’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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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거주 고려인 자녀 대상… 청소년 20명 블라디보스토크 찾아

한국전력이 광주에 사는 고려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한민족 역사 찾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러시아 우수리스크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진행한 현지 청소년 공연 이후 촬영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이 광주에 사는 고려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한민족 역사 찾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러시아 우수리스크 고려인 문화센터에서 진행한 현지 청소년 공연 이후 촬영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이 광주에 사는 고려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한민족 역사 찾기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한전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광주 새날학교 고려인 청소년 20명과 교사 4명을 데리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한민족 역사 찾기 행사를 개최했다. 고려인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두만강 북방 연해주로 이주한 한인들로, 1937년 당시 소련 정부에 의해 1만5000km 떨어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고려인은 국내에서 광주 고려인마을과 경기 안산 등에 거주하고 있지만 언어, 문화 등이 달라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날학교는 2007년 설립된 교육부 학력인정학교로 고려인 자녀 등이 다니는 다문화학교다. 이번 행사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고려인 청소년들은 항일 독립운동 현장인 안중근 의사 단지 동맹비와 러시아 최초의 한인 마을인 지신허 등 강제 이주현장 등지를 찾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탑승해 1937년 강제이주를 당했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아픔을 체험하고 옛 소련과 일제의 핍박에도 굴하지 않은 한인의 정신력을 되새겼다. 전 마리나 양(17·고1)은 “81년 전 할아버지가 강제로 추방돼 고통을 겪은 현장을 보고 너무 슬펐다”며 “이번 행사가 한민족 역사 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시호 한전 사장직무대행은 “한민족의 후손인 고려인 청소년들이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2013년부터 이주여성과 자녀 등 총 347명에게 모국 방문 행사를 진행하는 등 각종 다문화 자녀 성장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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