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가상통화 열풍, 비이성적 과열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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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가상통화 열풍에는 금융완화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생겨난 ‘비이성적 과열’도 일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진행된 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가상통화 투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총재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가상통화에 대해 매우 투기적인 수단이며 안정적인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비이성적 과열’은 1996년 당시 연준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이 주식시장의 정보기술(IT) 버블을 경고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이다. 국가나 기업의 기초체력 상승에 따른 투자인 ‘이성적 과열’과 대비돼 쓰인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저금리가 장기화하자 투자자들이 더욱 위험한 자산으로 몰리게 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총재는 “가상통화는 법정통화가 아니다. 이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법정화폐가 가져야 할 가치안정성 등의 기본요건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가상통화 규제 여부는 다른 정부 부처가 다루고 있다”며 법정통화가 아닌 만큼 한은이 개입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통화 거래가 지나치게 투기적으로 가고 있고 가격 변동성도 커 화폐로서 부적절하다”며 “(가상통화를 이용한) 파생상품 거래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1일 비트코인 가격은 또다시 널뛰기를 했다. 가상통화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1코인)은 오전 1시 2168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4시 현재 2390만 원까지 치솟았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박성민 기자
#이주열#가상통화#비트코인#한국은행#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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