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 대표 아들 “최시원측 용서? 사과 받은 것일 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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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법적대응 고려했지만 되돌릴수 없는 일이기에 생각 고쳐”
백병원 “일반녹농균… 병원감염 아냐”
최씨측 “개에선 검출안돼” 소견서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 씨(53·여) 사망과 관련해 서울 백병원은 25일 ‘2차 감염’ 가능성을 부인했다. 김 씨는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씨 가족이 키우던 프렌치불도그에게 물린 뒤 형부가 의사로 있는 백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 씨 유족은 “(최 씨 가족을) 용서한 것이 아니라 사과를 받은 것”이라면서도 “소송은 애도가 아니다”라며 원만한 해결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백병원은 이날 “김 씨의 병원 내 2차 감염 가능성은 없고 치료 과정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13분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개에게 물린 지 약 1시간 후다. 이틀 후 다시 병원을 다녀간 뒤 상태가 나빠져 6일 오전 8시 21분 응급실을 찾았다. 10시 15분 인공호흡이 시작됐고 1시간 뒤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5시 10분 숨을 거뒀다.


11일 김 씨의 혈액 등에서 녹농균이 발견됐다. 병원 측은 “통상 병원 감염을 일으키는 ‘다제내성 녹농균’(일종의 슈퍼박테리아)이 아닌 일반 녹농균이다. 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냈다. 또 “진료 시간이 각각 37분, 27분으로 짧아 2차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 씨 측은 24일 ‘개에게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를 강남구에 제출했다. 강남구는 최 씨 부친에게 동물보호법 위반(목줄 등 안전조치 미비)으로 과태료 5만 원 처분을 내렸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여전히 미궁이다. 수사 가능성은 낮다. 김 씨의 시신을 화장해 사실상 규명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김 씨 유족은 여전히 조용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 숨진 김 씨의 아들 A 씨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송은 애도가 아닌 싸움일 뿐”이라며 “돌아가신 어머니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에 법적 대응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돌아오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A 씨는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최 씨 가족이) 여러 차례 사과했고 그것을 받은 것일 뿐”이라며 “악감정을 지우고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용서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최 씨와 싸우고 싶지 않다”며 “개인 간 싸움이 아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씨의 형부 B 씨(60)도 이런 뜻을 다시 확인했다. B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향을 바꾸고 싶지 않다. 최 씨 측이 고통받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최 씨가 ‘녹농균 미검출 소견서’를 낸 후에도 양측은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한일관#최시원#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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