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 씨(53·여) 사망과 관련해 서울 백병원은 25일 ‘2차 감염’ 가능성을 부인했다. 김 씨는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씨 가족이 키우던 프렌치불도그에게 물린 뒤 형부가 의사로 있는 백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 씨 유족은 “(최 씨 가족을) 용서한 것이 아니라 사과를 받은 것”이라면서도 “소송은 애도가 아니다”라며 원만한 해결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백병원은 이날 “김 씨의 병원 내 2차 감염 가능성은 없고 치료 과정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13분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개에게 물린 지 약 1시간 후다. 이틀 후 다시 병원을 다녀간 뒤 상태가 나빠져 6일 오전 8시 21분 응급실을 찾았다. 10시 15분 인공호흡이 시작됐고 1시간 뒤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5시 10분 숨을 거뒀다.
11일 김 씨의 혈액 등에서 녹농균이 발견됐다. 병원 측은 “통상 병원 감염을 일으키는 ‘다제내성 녹농균’(일종의 슈퍼박테리아)이 아닌 일반 녹농균이다. 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냈다. 또 “진료 시간이 각각 37분, 27분으로 짧아 2차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 씨 측은 24일 ‘개에게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를 강남구에 제출했다. 강남구는 최 씨 부친에게 동물보호법 위반(목줄 등 안전조치 미비)으로 과태료 5만 원 처분을 내렸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여전히 미궁이다. 수사 가능성은 낮다. 김 씨의 시신을 화장해 사실상 규명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김 씨 유족은 여전히 조용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 숨진 김 씨의 아들 A 씨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송은 애도가 아닌 싸움일 뿐”이라며 “돌아가신 어머니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에 법적 대응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돌아오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A 씨는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최 씨 가족이) 여러 차례 사과했고 그것을 받은 것일 뿐”이라며 “악감정을 지우고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용서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최 씨와 싸우고 싶지 않다”며 “개인 간 싸움이 아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씨의 형부 B 씨(60)도 이런 뜻을 다시 확인했다. B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향을 바꾸고 싶지 않다. 최 씨 측이 고통받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최 씨가 ‘녹농균 미검출 소견서’를 낸 후에도 양측은 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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